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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브리핑
2026-07-04

우리 모두의 어머니이자 따뜻한 발걸음이었던, 성우 강희선 님이 남긴 영원한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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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의 어머니이자 따뜻한 발걸음이었던, 성우 강희선 님이 남긴 영원한 울림

오늘 아침, 참 마음이 먹먹해지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매일 아침 출근길 지하철에서, 그리고 주말 저녁 텔레비전 앞에서 우리의 일상을 가장 가까이서 채워주었던 아름다운 목소리의 주인공, 성우 강희선 님이 세상을 떠나셨다는 소식입니다. 오랜 암 투병 끝에 향년 66세의 나이로 영면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를 포함한 수많은 분이 가슴 한편이 아려오는 슬픔을 느끼고 계실 것 같습니다.많은 이들에게 강희선 성우님은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 속 짱구 엄마 봉미선 역할로 가장 친숙합니다. 철없는 남편과 말썽꾸러기 짱구를 키우며 억척스럽지만 그 누구보다 가족을 사랑했던 짱구 엄마의 목소리는, 사실상 우리 시대 모든 어머니의 정서를 대변해 주곤 했습니다. 자식이 위기에 빠졌는데 가만히 있을 부모가 어디 있냐며, 부모에게 자식은 목숨보다 소중하다고 외치던 그녀의 더빙 대사는 지금 다시 들어도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2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한 캐릭터의 영혼을 책임져온 그녀였기에, 짱구 엄마의 목소리는 단순한 만화 캐릭터를 넘어 우리의 성장 궤적 그 자체였습니다.하지만 고인의 목소리가 닿은 곳은 비단 안방극장뿐만이 아닙니다. 매일 수백만 명이 이용하는 서울과 부산의 지하철 안내방송 역시 강희선 성우님의 목소리였습니다. 이번 역은 시청, 시청역입니다라는 나지막하고 정확한 음성은 고단한 출퇴근길을 묵묵히 지켜주던 이정표였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과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밝히신 비하인드 스토리입니다. 감정을 배제하고 완벽하게 일정한 음정을 유지해야 하는 지하철 안내방송 녹음이 성우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작업 중 하나였다고 고백하셨지요. 훗날 일부 노선의 안내방송이 기계음으로 대체되자, 직접 들어보니 사람의 정서가 담겨 있지 않아 아쉬웠다던 고인의 말씀은 그녀가 자신의 직업을 얼마나 깊은 사랑과 책임감으로 대했는지 잘 보여줍니다.강희선 성우님의 삶은 마지막 순간까지 감동적인 투병과 열정의 연속이었습니다. 지난 2021년 대장암 진단을 받고 간 전이로 인해 시한부 선고를 받았음에도, 고인은 무려 47차례나 되는 고통스러운 항암 치료를 견디며 마이크 앞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몸을 가누기조차 힘든 병실 안에서 지하철 안내방송을 추가로 녹음하기도 했고, 짱구 극장판 녹음을 위해 무려 14시간 반 동안이나 스튜디오를 지켰다는 일화는 먹먹함을 더합니다. 목소리가 조금 낮아진 것을 눈치챈 시민들이 걱정할 정도로 고인은 마지막 순간까지 대중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영혼을 쏟아부었습니다.비록 고인의 따뜻한 육성은 멈추었지만, 그녀가 남긴 목소리의 유산은 여전히 우리 곁에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주말을 맞아 고인의 흔적을 되짚어보며 추모의 마음을 나누고 싶으신 분들이 많을 텐데요. 멀리 가기보다 일상 속에서 성우님을 기억할 수 있는 방법을 추천해 드립니다. 이번 주말에는 고인이 생전 가장 애착을 가졌던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시리즈 중 어른제국의 역습이나 태풍을 부르는 모레의 석양의 카스카베 보이즈를 다시 감상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이들과 함께, 혹은 어린 시절의 나를 돌아보며 성우님이 불어넣은 따뜻한 가족애를 느껴보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추모가 될 것입니다.더불어 다음 주 출근길이나 외출 길에 서울 1호선에서 8호선, 혹은 부산 지하철을 이용하시게 된다면 이어폰을 잠시 빼고 안내방송에 귀를 기울여 보시기 바랍니다. 수십 년간 우리를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안내해 주었던 익숙한 목소리를 가만히 음미하며, 마음속으로 고마웠어요, 짱구 엄마라는 인사를 건네보는 것도 뜻깊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혼잡한 출퇴근 시간을 피해 주말 오후 서행하는 전철 안에서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그 정겨운 음성을 듣다 보면, 성우님이 세상에 남기고 간 인간적인 정서가 무엇인지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국무총리 표창을 받으며 명실상부한 국민 성우로 인정받았던 고 강희선 님. 샤론 스톤과 줄리아 로버츠의 화려한 목소리부터 우리 이웃집 엄마의 푸근함, 그리고 매일의 길잡이가 되어준 지하철 안내방송까지 그녀가 남긴 발자취는 너무나 뚜렷합니다. 이제는 고통 없는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시기를 진심으로 기도하며, 영원히 기억될 그 아름다운 목소리에 깊은 감사와 애도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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