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출근길이나 주말 나들이 길에 두 마리씩 쌍을 지어 날아다니는 검은 곤충을 마주치고 당황하신 분들 많으실 겁니다. 정식 명칭은 붉은등우단털파리, 우리에게는 '러브버그'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한 존재입니다. 매년 초여름이면 수도권을 중심으로 고개를 들던 이들이 올해는 따뜻했던 봄철 기온 탓에 지난해보다 이틀가량 빠른 6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의 분석에 따르면 특히 이번 주인 6월 24일 전후가 활동의 최정점인 최성기가 될 것으로 예고되어, 지금이 가장 주의해야 할 시점입니다.
사실 러브버그는 생태계 전체로 보면 낙엽을 분해해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고 꽃가루를 옮겨주는 고마운 익충으로 분류됩니다. 하지만 수백, 수천 마리가 떼를 지어 도심 한복판이나 주택가, 차량에 달라붙는 특성 탓에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혐오감과 불편함은 상당합니다. 실제로 최근 들어 서울과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 전역에서 목격 제보가 쏟아지며 관련 민원도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오죽하면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실시간으로 출몰 위치를 공유하는 목격 지도까지 등장했을 정도입니다. 인천 계양산이나 서울 관악산 등 주요 등산로와 공원은 물론이고 아파트 외벽과 도심 사무실 창문까지 이들의 공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하필 도심 지역이 러브버그의 천국이 되었을까요?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인해 점차 덥고 습해지는 국내 여름 날씨와 함께 도시 특유의 환경을 원인으로 꼽습니다. 이들은 밤이 되면 불빛을 보고 모여드는 주광성을 띠는데, 밤새 꺼지지 않는 화려한 도심의 LED 조명이 이들을 끌어당기는 강력한 유인책이 된 것입니다. 게다가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건물이 머금은 따뜻한 열기도 이들이 활동하기 좋은 최적의 조건을 제공합니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에서도 보건소 방역기동반을 총동원해 대대적인 방제 작업에 나서고 있습니다. 과거처럼 무분별하게 화학 살충제를 뿌리면 유익한 천적까지 죽여 오히려 다음 해에 개체 수가 폭증하는 역효과가 나기 때문에, 최근에는 끈끈이 롤 트랩을 대량 설치하거나 미생물 방제제를 살포하고 대규모 출몰 지역에는 살수차와 드론까지 투입하는 등 친환경적이고 물리적인 방식을 우선하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러브버그의 습격을 피해 쾌적한 초여름을 보내기 위해서는 이들의 생태적 특성을 역이용한 영리한 대처가 필요합니다. 주말에 공원 산책이나 야외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옷차림부터 신경 쓰는 것이 좋습니다. 러브버그는 흰색이나 노란색 등 밝은 색상에 강하게 반응해 달라붙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야외 활동을 할 때는 검은색이나 네이비 같은 어두운 계열의 옷을 입는 것이 낭패를 줄이는 첫걸음입니다.
또한 가정이나 사무실로 유입되는 것을 막으려면 창문의 미세 방충망을 촘촘히 정비하고 베란다 빗물 배수 구멍에도 차단 스티커를 반드시 부착해야 합니다. 밤에는 실내 불빛이 밖으로 강하게 새어 나가지 않도록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쳐두는 것이 유효합니다. 만약 이미 방충망이나 외벽에 새까맣게 달라붙어 있다면 살충제를 마구 뿌리기보다는 물분무기를 활용해 물을 강하게 뿌려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러브버그는 날개가 매우 약하기 때문에 몸에 수분이 닿으면 제대로 날지 못하고 바닥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온라인에서 유행하는 시트러스나 유칼립투스 오일 같은 천연 기피제는 아직 국내 서식 종을 대상으로 과학적인 검증이 완료되지 않았으므로 맹신하기보다는 이러한 물리적 차단법을 우선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자체와 정부 부처에서도 시민들의 불안을 줄이기 위해 과학적인 생태 정보와 행동 요령을 담은 안내 자료를 지속적으로 배포하고 있습니다. 더 자세한 정보와 정부의 공식 대응 현황은
국립생물자원관 러브버그 대응 안내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 미디어를 통해 보도된 생생한 현장 상황과 전문가 인터뷰가 궁금하시다면 MBC 뉴스에서 방영한 러브버그 대란 관련 현장 보도 영상을 참고하시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6월 말까지가 이번 러브버그 확산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인 만큼, 생활 속 작은 팁들을 잘 실천하셔서 소중한 일상과 쾌적한 여름날을 안전하게 지켜내시길 바랍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