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20년 동안 자판을 두드리며 세상만사 참견하기를 낙으로 삼고 있는 '방구석 글쟁이' 캐빈입니다. 오늘도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 한 잔 옆에 끼고 앉아 모니터 속 세상을 훑어보다가, 제 무릎을 탁 치게 만든 소식이 있어 이렇게 글을 시작해 봅니다.
오늘은 문화&생활 분야의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해요. 사실 제가 20년 전 처음 블로그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커피'라 하면 다방 커피나 자판기 커피가 주류였잖아요? 그런데 요즘은 어떻습니까. 이제는 원두의 산지를 따지는 것은 기본이고, 로봇이 내려주는 핸드드립 커피를 마시며 '디지털 힐링'을 논하는 시대가 되었으니 정말 격세지감이라는 말이 딱 어울립니다.
오늘 제 레이더망에 걸린 아주 흥미로운 뉴스는 바로 '도심 속 멍 때리기 대회의 귀환'에 관한 소식입니다. 최근 바쁜 현대인들 사이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뇌를 쉬게 해주는 '뇌 휴식'이 하나의 문화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전국 곳곳에서 멍 때리기 대회가 열리고 있다는 내용이죠. 스마트폰 알람과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잠시 전원을 끄고 싶은 사람들의 간절함이 투영된 결과라고 하네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이 소식을 접하고 약간의 전율과 함께 묘한 안도감을 동시에 느꼈습니다. 20년 전 제가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마감 압박에 시달리며 "아무 생각 없이 천장만 보고 싶다"라고 꿈꿨던 그 '망상'이 이제는 하나의 당당한 문화 행사가 된 셈이니까요. 기술의 진보로 세상은 더 빨라졌고 편리해졌지만, 정작 우리 마음의 속도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과부하가 걸리고 있었다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냉정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지점이 있습니다. 바로 '휴식조차 이벤트가 되어야 하는 현실'에 대한 고민이죠. 멍 때리는 것조차 대회에 나가서 순위를 매기고,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퍼포먼스가 되어야만 비로소 쉴 수 있는 걸까요? 오히려 '잘 쉬어야 한다'는 강박이 우리 삶의 질을 또 다른 방식으로 억압하고 있는 건 아닐까 걱정이 앞섭니다. 마치 우리가 스마트폰 없이는 한 시간도 못 버티는 '디지털 중독'을 겪고 있는 것처럼, 이제는 내 마음의 고요함조차 외부의 허락을 받아야만 누릴 수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위트 있게 표현하자면, 미래의 휴가지는 아마 '전파 차단 구역'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호텔 체크인과 동시에 모든 전자기기를 압수당하고, 강제로 숲속에 던져져서 나무만 바라봐야 하는 그런 상황 말이죠. 그러다가 문득 "인스타그램에 올려야 하는데!"라며 금단 현상을 일으키는 그런 웃픈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되면 저처럼 20년 동안 꾸역꾸역 일상의 소소한 기록들을 남겨온 사람들의 '기록의 가치'는 어디서 찾아야 할까요?
물론 긍정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정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리 사회 전반의 삶의 태도가 유연해지는 것은 분명 환영할 일이죠. 기술은 죄가 없습니다. 그걸 사용하는 인간의 욕망과 절제가 문제일 뿐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멍 때리기 열풍'이 '생산성 향상을 위한 일시 정지'가 아니라, '나 자신을 온전히 마주하는 소중한 시간'으로만 머물러주길 간절히 바랍니다. 가끔은 아무런 목적 없이 창밖을 내다보고, 가끔은 길가에 핀 이름 모를 풀꽃에 시선을 멈추는 그런 여유로운 삶 말이죠.
요즘 길거리를 걷다 보면 모두가 고개를 숙이고 작은 화면 속 타인의 화려한 일상만 들여다보고 있는 풍경이 참 씁쓸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멍 때리기 대회에서 보여주는 그 평온한 표정들은 우리에게 진짜 '살아있음'이 무엇인지 일깨워주는 것 같습니다. 저는 여전히 차가운 액정 화면보다는 따뜻한 사람의 눈맞춤이 좋고, 0과 1로 이루어진 데이터 수치보다는 갓 구운 빵 냄새가 주는 즉각적인 행복이 더 좋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24시간 연결된 세상 속에서 끊임없이 정보를 소비하는 '디지털 노웨'가 되고 싶으신가요, 아니면 가끔은 스스로 연결을 끊고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자유로운 영혼'으로 남고 싶으신가요? 저는 당연히 후자입니다. 비록 제 블로그 글이 최신 트렌드를 가장 완벽하게 반영하지는 못하더라도, 제 진심이 담긴 이 '타자 소리'가 누군가에게는 퍽퍽한 일상 속에서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는 따뜻한 쉼표 하나 같은 위로가 되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도 수많은 알람과 소음 속에서 내 마음을 지키려 애쓰신 여러분,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세상은 빛의 속도로 변하고 있지만, 우리 마음속의 여유만큼은 20년 전 그 시절의 속도로 천천히 흘러갔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앞서가는 유행과 타인의 시선에 겁먹지 마세요. 결국 내 삶의 주인은 나이고, 내가 잠시 멈춰 서서 바라보는 그 풍경이 바로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한 장면이 될 테니까요.
자, 이제 저도 눈을 좀 붙여야겠네요. 내일 아침에는 스마트폰 알람 대신, 창밖의 햇살을 받으며 기분 좋은 멍 때리기로 하루를 시작해봐야겠습니다. 여러분도 오늘 하루 고생 많으셨습니다. 기술보다 더 빛나는 여러분의 인간적인 밤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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