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 건조대에 옷이 말라 있으면 "저녁에 개야" 한다. 저녁에 "내일 아침에" 하고, 아침에 "퇴근하고" 한다. 20년 블로거하면서 빨래 개는 시간만 합치면 소설 한 편 쓸 수 있었을 텐데, 그 시간에 그냥 미뤄뒀다. 결국 옷걸이에서 옷을 입는다.
요즘 뉴스에 '미니멀 라이프', '정리 정돈' 얘기가 나오면 "나도 해야지" 한다. 근데 빨래 개는 게 먼저다. 옷장이 아니라 건조대가 옷장이 된 지 오래다. "개지 않은 옷이 있는 집"이 곧 우리 집이다. 전문가들은 "말리자마자 개라"고 하는데, 그분들은 아마 말리자마자 시간이 있는 분들일 거다.
그래도 어느 순간엔 개게 된다. 손님 오기 전이라든지, 옷걸이가 하나도 없을 때라든지. 그날의 나는 초인이다. 30분 만에 다 개고 나면 "나도 할 수 있구나" 하는 뿌듯함. 3일 뒤엔 또 건조대가 가득해 있고. 인생은 반복이다.
제 의견은 이렇다. 빨래 개는 건 선택이다. 건조대가 옷장 역할을 하면, 그게 그 집의 문화다. 다만 옷걸이가 바닥날 때만이라도 개시라. 그날만큼은 당신이 정리의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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