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때마다 나오는 공약 리스트, 20년 블로거 하면서 수십 번 봤다. 대출 금리 깎기, 집값 잡기, 밥값 내리기. 누가 봐도 좋은 말들인데, 투표 끝나고 몇 달 지나면 "여건이", "상황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그 사이에 끼어 있는 건 항상 우리다.
요즘 뉴스에서도 공약 이행률, 추가 경정예산, 여야 설전이 단골로 나온다. 들을 때마다 "그때 그렇게 말했잖아" 싶은데, 말한 쪽은 이미 다음 주제로 넘어가 있고. 시민은 기억력이 좋고, 정치인은 다음 공약을 외우느라 바쁘다. 서로 다른 타임라인에 사는 것 같다.
그래도 포기하라는 건 아니다. 공약을 지적하고, 비교하고,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아무도 안 따지면 진짜로 "했던 말이 뭐가 있지" 수준이 되니까. 우리가 잊지 않아야 그나마 몇 개는 현실이 된다.
오늘도 어딘가에서 공약 하나가 실현되거나, 또 미뤄지거나 할 거다. 그걸 다 쫓아가진 못해도, 가끔 "그때 말한 거 어떻게 됐지?" 한 번씩만 찾아보자. 그게 시민의 1일 1회 운동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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