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뉴스에 논란이 터진다. 누가 뭘 했다, 누가 사과했다. 나는 그 사람을 잘 모른다. 드라마도, 노래도 안 들어봤다. 근데 댓글을 보다가 "맞아, 진짜 그렇지" 하고 공감해 버린다. 왜지. 내 일도 아닌데. 연예 뉴스의 마법은 우리를 제3자에서 당사자처럼 만들어 버린다는 거다.
스포츠도 비슷하다. "우리 팀"이 지면 기분이 가라앉는다. 그 팀에 내가 뭘 기여했나. 월급도 안 받는데. 근데 이기면 "역시 우리지" 한다. 1인칭 복수로 말한다. "우리가 이겼다." 우리가 한 건 TV 앞에 앉아 있는 것뿐인데. 그게 팬의 로직이다. 설명하기 어렵지만, 그렇게 산다.
요즘 연예·스포츠 보도는 "논란" "비판" "옹호"가 빠지지 않는다. 누군가는 화내고, 누군가는 변호한다. 우리는 그 싸움을 보면서 "나도 의견이 있네" 싶어진다. 그 의견이 하루 만에 바뀌기도 한다. 어제 "맞아" 했는데 오늘 "아 근데" 한다. 정보가 바뀌거나, 그냥 기분이 바뀌거나. 그게 뉴스 소비의 속도다.
내 생각엔 우리가 모르는 사람 일에 감정을 쓰는 건, 그게 "우리 일"의 대리만족이기 때문인 것 같다. 우리 일상은 드라마처럼 극적이지 않다. 논란도, 역전도 없다. 그래서 남의 논란과 역전에 감정을 투자한다. 건강한 도피인지, 시간 낭비인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그렇게 산다.
오늘도 모르는 연예인 논란 기사를 봤다. "나도 화났다" 하고 스크롤 내렸다. 내일이면 까먹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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