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스포츠 보는 방식이 바뀌었다. 예전엔 "오늘 밤 9시에 방송" 맞춰서 봤는데, 지금은 "나중에 볼 거" 리스트에 넣어두고 안 본다. 드라마, 예능, 경기 하이라이트. 쌓일수록 부담만 된다. "볼 거"가 "봐야 할 거"로 바뀌는 순간, 취미가 숙제가 된다.
요즘 연예 뉴스는 "어떤 작품이 대박" "어떤 경기가 역전" … 다 알아야 할 것 같다. 근데 다 보면 24시간이 부족하다. 그래서 하이라이트로 3분만 보고 "봤다" 치는 시대다. 경기 전체를 모르지만 결과는 안다. 드라마 줄거리는 스포일러로 알고, 본편은 안 본다. 정보는 많은데 경험이 없다.
스포츠 하이라이트가 특히 그렇다. 90분 경기를 2분으로 압축해 준다. 골 장면만 보고 "오 재밌네" 한다. 그 사이 88분의 지루함은 건너뛴다. 효율적이긴 한데, 그게 진짜 "경기 봤다"인지 모르겠다. 나는 그래도 하이라이트만 본다. 90분은 아깝다. 그게 나의 솔직한 계산이다.
내 생각엔 "나중에 볼 거" 리스트는 영원히 채워진다. 비울 수 없다. 새로 나오는 게 리스트에 들어오는 속도보다 우리가 보는 속도가 느리니까. 그걸 받아들이고, 리스트는 "있을 수 있는 것들" 정도로만 두는 게 정신 건강에 좋다. 꼭 다 볼 필요 없다. 못 봐도 인생은 간다.
오늘도 뭔가 "나중에 볼 거"에 추가했다. 47개가 48개 됐다. 내일은 하이라이트나 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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