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말"이 중요하다. 정치인은 한 마디에 논란이 되고, 리뷰는 한 줄에 별이 갈린다. 근데 정치인 말은 실행이 뒤따라오지 않을 때가 많고, 리뷰는 "맛있어요" "별로"로 끝난다. 우리는 둘 다 믿으면서도 반신반의한다. 그게 2020년대의 기본 자세인 것 같다.
정치 뉴스 보면 "발언" "입장" "논평"이 난무한다. 누가 뭘 말했고, 상대편이 뭘 말했고. 그 말들이 실제로 뭔가를 바꾸는지 확인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그동안 우리는 다음 "발언"을 기다린다. 배달 앱에서 리뷰 보고 주문하는 것처럼, 말만 보고 판단한다. 시식은 못 한다.
투표할 때마다 "이번엔 다를까" 싶다. 결국 "저번이랑 비슷할 것 같긴 한데" 하면서 투표용지에 도장 찍는다. 그게 민주주의의 숙명인지, 나의 회의주의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나다. 리뷰 안 보고 주문하는 것보다는 리뷰 보고 주문하는 게 나으니까.
내 생각엔 정치도 리뷰처럼 "말만 보지 말고 결과를 봐라"가 맞다. 근데 결과는 나중에 나오고, 말은 매일 나온다. 그래서 우리는 말에 휩쓸리되, 투표할 때만 한 번 결과를 떠올리면 된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타협이다.
오늘도 어딘가에서 "국민께 약속드립니다"라는 말이 나왔을 것이다. 나는 그 말을 리뷰 "맛있어요"처럼 받아들이고, 실제 맛은 나중에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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