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침형 인간이 아니다. 아침에 눈 뜨면 "오늘 뭔가 해야지" 하고, 저녁이 되면 "뭔가"가 사라진다. 내일로 미뤄진 "뭔가"가 쌓여서 이제는 리스트 이름을 "언젠가"로 바꿔둔 상태다. 문화·생활의 핵심은 결국 이 "뭔가"와의 협상인 것 같다.
요즘 다들 뭔가를 "챙긴다"고 한다. 명상, 독서, 운동, 취미. SNS에 올라오는 건 다 잘 챙기는 사람들만 보인다. 나는 그걸 보면서 "나만 이렇게 못 사나" 하다가, 잠시 후 "어차피 올리는 사람만 올리지" 하고 위로한다. 진실은 그 중간 어딘가에 있다. 대부분은 나처럼 "오늘은 안 했고 내일 할란다" 하는 사람들이다.
생활이란 게 원래 그렇다. 큰 결심보다 작은 습관이 중요하다고들 하는데, 작은 습관도 안 붙는다. 그럴 때는 "아무것도 안 하는 날"을 허용하는 게 나다. 무조건 생산적이어야 한다는 압박이 오히려 아무것도 안 하게 만든다. 가끔은 그냥 넷플릭스와 침대가 답이다.
내 의견은 이거다. "오늘은 뭔가 하자"와 "내일 하자" 사이에 있는 게 인간이다. 완벽한 실행력은 유튜브에나 있고, 우리는 그냥 타협하면서 산다. 그 타협이 나쁜 건 아니다. 그렇게 20년 블로그도 써 왔으니까.
오늘도 "뭔가" 리스트는 있고, 실행률은 반반이다. 내일은 내일의 "뭔가"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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