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시상식이란 게 참 묘하다. 나는 그 영화도, 그 드라마도 안 봤는데, 누가 수상했는지는 다 안다. 다음 날 뉴스가 다 알려준다. "역시" "예상대로" "이번엔 의외" … 보면서 "나도 직장에서 월간 MVP 한 번 받아보고 싶다" 생각한다. 상의 규모는 다르지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같다.
스포츠는 더 직설적이다. 이기면 우승, 지면 탈락. 중간이 없다. 우리 인생은 대부분 "중간"인데, 스포츠만큼 명확한 승패가 있어서 보는 재미가 있다. 누가 이길지 모르니까 긴장하고, "우리"가 이기면 하루가 든든해진다. 그 "우리"가 누구인지 설명하라고 하면 애매해지지만.
연예 뉴스는 하루가 다르다. 오늘 스캔들, 내일 화해, 모레 복귀. 그 주기가 점점 짧아지는 것 같다. "시간이 약이다"가 이제 "한 달이 약이다" 수준이다. 우리는 그걸 보면서 "빨리 끝나라" 하고, 동시에 다음 소식을 기다린다. 모순적이지만 그게 연예 뉴스의 매력이다.
내 생각엔 연예·스포츠를 보는 이유가 "대리만족" 하나로 요약되는 것 같다. 우리가 받지 못한 상, 우리가 이기지 못한 경기. 남의 성공과 실패를 보면서 뭔가 해소되는 게 있다. 건강한 도피다. 적당히 하면.
오늘도 어딘가에서 시상식이 열렸을 것이다. 나는 월간 MVP 대신 이 블로그 포스트 하나로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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