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침, 알람 대신 깨우는 건 스마트폰이 아니라 허리 통증이었다. 베개 밑에서 반쯤 파묻혀 있던 그 작은 직육면체. 20년 블로그 인생 동안 써온 '디지털 디톡스' 글들이 창피해지는 순간이다.
요즘 IT 뉴스란 게 다 그렇다. AI가 글 쓰고, AI가 그림 그리고, AI가 대화한다. 그런데 정작 내가 원하는 건 'AI야, 내 알람만 제대로 맞춰줘' 하나인데 말이다. 기술은 하늘 높이 날아가는데, 사용자 경험은 여전히 '다시 알람 맞출까요?' 창에서 멈춰 있다. 이게 바로 2025년의 아이러니 아닐까.
그래도 한편으로는 감탄할 때가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불가능하다고 했던 것들이 지금은 당연한 일상이 됐다. 영상 통화로 먼 나라 가족과 밥 먹고, QR 하나로 결제하고. 기술이 우리 삶에 스며드는 속도는, 내가 새 기능 익히는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 그래서 가끔은 '나만 뒤처진 건가' 싶을 때가 있는데, 알고 보니 다들 그냥 쓰기만 할 뿐 다 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더라.
오늘 하루도 결국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했을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마찬가지일 테고. 그렇다면 적어도 한 가지만은 지키자. 자기 전에는 그 직육면체를 베개 밑이 아니라, 손이 닿기 힘든 곳에 두는 것. 내일 아침에 깨우는 게 알람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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