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누가 물어보면 "어디서 뭐해?"라고 하기보다 "지금 폰 몇 퍼센트야?"라고 물어본다. 20% 이하면 대화 자체가 불안해지는 시대.
IT·과학 쪽 뉴스가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데, 정작 우리 삶은 예전보다 더 단순해졌다. 아침에 눈 뜨면 알람, 알람 끄고 SNS, SNS 보다가 출근. 출근하면서 지하철에서 영상, 영상 보다가 회의. 회의하다가 "잠깐만요" 하고 검색. 검색하다가 또 알림. 이게 혁신인가, 업그레이드인가.
과학은 분명 대단해졌다. AI가 글 쓰고, 로봇이 청소하고, 차가 알아서 달린다. 그런데 정작 "오늘 점심 뭐 먹지"는 여전히 30분째 고민한다. 기술은 우리를 해방시켜준다고 했는데, 해방된 건 알림 소리뿐인 것 같다.
그래도 한 가지는 인정한다. 예전엔 길 잃으면 지도책 펼치고, 지금은 한 번만 말해도 "목적지까지 15분" 나온다. 그 15분 동안 우리는 다시 폰을 본다. 목적지에 도착해서도. 결국 기술이 준 건 '시간'이 아니라 '다른 걸 볼 시간'인 셈이다.
오늘도 폰 배터리는 100%에서 시작해 20%로 끝나고, 우리의 집중력은 그 반대로 가고 있다. IT와 과학이 정말 우리를 더 똑똑하게 만들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확실한 건—이 글이 지금 당신 폰 화면에 보인다는 것. 한 번 숨참고, 창을 닫아보시라. 그게 오늘의 첫 번째 실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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