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6일. 달력을 보니 이번 달도 이제 사흘 남았다.
어디선가 '2월이 왜 이렇게 짧냐'는 말을 들었다. 맞는 말이다. 28일이면 끝나버리는 달이 뭐가 있나. 1월은 31일, 3월도 31일인데 2월만 꼭 중간에서 몸을 낮춰 있는 느낌이다. 마치 '나는 여기서 조용히 빠져나갈게요' 하는 달력 속 조연 같달까.
그래도 이 시기가 좋다. 아침에 창문 열면 냉기가 살짝 덜하다. 점심때 햇빛이 스며들면 '봄이 오나?' 싶다가, 저녁에 바람 부니 '아직이구나' 하고 슬리퍼를 신는 그 사이. 이 불안정한 온도가 오히려 설렘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요즘 사람들 말로는 '미세한 일상의 변화'에 예민해졌다고 한다. 커피 한 잔, 10분 일찍 일어나기, 창문 열고 숨 한 번 크게 쉬기. 그게 다 회복이 되고 힘이 된다고. 나도 동의한다. 큰 건 몰라도, 2월 끝자락의 이 '또 오지도 안 온 봄' 느낌만으로도 우리는 조금씩 앞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
오늘도 달력 한 칸 채우고, 슬리퍼 한 켤레로 내일을 기다리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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