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인가 그저께인가, 스마트워치 알림을 끄다가 문득 생각했다. 나는 하루에 몇 번이나 손목을 올려다보는가?
요즘 IT 뉴스 하면 AI, AI, AI다. 냉장고에 AI, 화장지 걸이에 AI(는 아직 없나), 막걸리 빚는 독에도 AI 얹는다 카더라. 그런데 정작 '나'라는 인간은 아침에 눈 뜨자마자 손목을 올려다보며 "오늘 수면 품질 72점이군" 같은 숫자에 일희일비한다. 72가 뭐가 나쁘다고. 20년 전이면 그냥 "어제 잠 잘 잤네" 하고 끝났을 이야기인데.
기술이 우리를 편하게 해주긴 한다. 날씨, 일정, 심박수, "지금 걸음 수가 어제보다 3보 적습니다" 같은 잔소리까지. 재미있는 건, 그 잔소리를 우리가 스스로 사서 듣고 있다는 거다. 본인은 그걸 '데이터 기반 자기관리'라고 부르기로 했다. 체면이 살짝 나아진다.
오늘도 손목이 나에게 말을 걸 거다. "일어나세요. 8분 후 미팅입니다." 그때 나는 다시 한번 생각할 것이다. 과연 내가 시계를 쓰는 건지, 시계가 나를 쓰는 건지. 그리고 별 수 있나, 그냥 일어난다. 미팅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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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오늘 손목을 몇 번이나 올려다보셨나요? 저는 벌써 열두 번째인 것 같습니다. (이것도 세는 걸 보면 이미 반쯤 기계화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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