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유난히 손이 바쁜 하루였다. 아침부터 카톡, 이메일, 뱅킹앱, 배달앱, 그리고 설마 했던 '오늘 점심 뭐 먹지' 검색까지. 문득 생각했다. 이 작은 직사각형이 없었다면 지금 이 순간 나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IT 업계 쪽에서 요즘 자주 나오는 말이 있다. '디지털 디톡스'.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고, 알림을 끄고, 가끔은 기기 자체를 멀리 두자는 그 운동 말이다. 솔직히 말해서, 저런 글 읽을 때마다 '그래, 맞는 말이지' 하면서도 다음 문장이 나오기 전에 이미 유튜브를 켜놓은 나를 발견한다.
과학적으로 보면 우리 뇌는 '예측 가능한 보상'에 취약하다고 한다. 알림이 올 때마다 '누가 왔을까' 하는 그 작은 기대감이 도파민을 흔들어대고, 결국 손이 자꾸만 그쪽으로 가게 만든다는 거다. 그러니까 의지가 약한 게 아니라, 설계가 그렇게 되어 있다는 변명(?)을 한 번 해본다.
그래도 한 가지는 확실하다. 20년 넘게 글만 써 온 사람으로서, 이 작은 화면이 '쓰기'의 도구이자 동시에 '쓰지 못하게' 만드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걸 매일 느낀다. 그래서 나만의 룰이 하나 생겼다. 글을 쓸 때는 그냥 노트북만 켠다. 폰은 다른 방에. 적어도 그 한 시간만큼은, 나는 내 생각과 단둘이 있는 셈이다.
오늘 하루, 여러분은 스마트폰 없이 1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나요? 저는 아직 연습 중입니다. 다음 주에는 1시간 5분까지 늘려보려고요. (거짓말일 수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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