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니 알람이 7개나 됐습니다.
‘아침 6시 기상’, ‘6시 5분 다시 기상’, ‘6시 10분 진짜 기상’… 인간의 비굴함이 알람 개수에 정확히 비례한다는 걸 새삼 깨달았죠.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AI가 알람부터 커피 주문, 회의 일정까지 다 챙겨준다면?
요즘 IT 뉴스만 보면 ‘AI 에이전트’, ‘개인화 AI 비서’ 이야기가 빠지지 않습니다. 2025년 들어서는 “AI가 사용자 습관을 학습해 선제적으로 일정과 할 일을 관리한다”는 식의 기사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요.
솔직한 의견을 말하자면, 저는 반신반의입니다.
AI가 제 습관을 학습한다면, 아마 이런 결론에 도달할 겁니다. “이 사람은 알람을 3번은 무시한다. 4번째에 겨우 일어난다. 커피는 아메리카노만 주문한다.”
즉, AI가 학습하는 건 ‘제대로 된 나’가 아니라 ‘못난 나’라는 거죠. 그걸 기반으로 선제적으로 커피를 주문해 버리면, 저는 영원히 아메리카노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기대도 됩니다.
AI가 “지난 3주간 수요일마다 회의 후 스트레스로 과자 주문하셨습니다. 오늘은 샐러드 추천드립니다”라고 말해준다면, 그건 꽤 쓸모 있는 간섭이니까요.
정리하면, 2025년의 IT 트렌드는 ‘AI가 더 개인화되고, 더 먼저 나서서 도와주는 방향’이 맞는 것 같습니다. 다만 그 ‘도움’이 나를 발전시키는 쪽인지, 아니면 제가 이미 하던 습관만 더 굳히는 쪽인지는 우리가 계속 점검해야 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오늘도 알람 7개 맞춰 두고, 내일은 AI 비서가 “알람 3개로 줄여 드릴까요?”라고 물어주는 상상을 해봅니다. 그때쯤이면 저도 조금은 나아져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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