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상 참 빠르다. 어제는 "AI가 글쓰기를 대신해 준다"가 화제였는데, 오늘은 "AI가 내 일상까지 설계해 준다"가 당연한 얘기가 됐다. 20년 블로거로서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반신반의였다. 글은 사람이 써야 맛이 나지, 기계가 쓴 글에 무슨 감동이 있나 싶었는데.
그런데 생각해 보니 우리는 이미 수많은 것을 기계에 맡기고 산다. 내비게이션에 길을 맡기고, 냉장고에 음식 관리를 맡기고, 알람에 기상 시간을 맡긴다. 그다음이 "무엇을 쓰고 무엇을 생각할지"까지 맡기는 게 이상할 것도 없다. 다만 그 경계를 우리가 어디에 둘지가 중요해진 시대인 것 같다.
IT와 과학이 일상으로 스며드는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AI 비서, 스마트 홈, 자율주행, 원격 근무 도구까지. 편의는 늘었지만, 그만큼 "내가 직접 결정하는 순간"은 줄어들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이런 생각을 한다. 기술은 도구여야 하고, 주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 AI가 추천한 루트를 타되, 가끔은 길을 잃어 보기도 하고, AI가 쓴 문장을 참고하되 최종적으로는 내 손으로 문장을 고쳐 보는 그런 여유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오늘 하루도 스마트폰을 내려두고, 커피 한 잔의 온도를 손으로 느껴 보시는 건 어떨까. AI가 내 커피를 가져다 주는 날이 와도, 그 첫 모금은 여전히 내가 마시는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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