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오늘] 2025-12-27

반갑습니다. 역사 해설가이자 미디어 분석가입니다. **12월 27일**은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국운을 갈랐던 결정적인 외교적 발표와 정치적 격변이 일어났던 날입니다. 오늘의 운명을 바꿨던 상징적인 사건들을 선정하여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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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모스크바 3상 회의 결과 발표와 신탁통치 파동 (1945)
**📝 사건 설명**
1945년 12월 27일, 미국·영국·소련의 외무장관들이 모스크바에서 모여 전후 한국 문제를 논의한 '모스크바 3국 외무장관 회의(모스크바 3상 회의)'의 결과가 국내에 보도되었습니다. 이 회의에서는 한반도에 민주주의 임시정부를 수립하고, 이를 돕기 위해 미·소 공동위원회를 설치하며, 최대 5년간의 **'신탁통치'**를 실시한다는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그러나 당시 동아일보의 "소련은 신탁통치 주장, 미국은 즉시 독립 주장"이라는 왜곡된 보도가 전해지면서 국내는 극심한 혼란에 빠졌습니다. (실제로는 미국이 신탁통치를 먼저 제안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보도로 인해 우익 진영은 강력한 '반탁(신탁통치 반대)' 운동을 전개했고, 좌익 진영은 '모스크바 결정 지지(찬탁)'로 돌아서며 남한 내 좌우 대립이 극에 달하게 되었습니다.
**역사적 의의**: 이 사건은 해방 정국에서 좌우익 간의 타협 불가능한 분열을 야기했으며, 결과적으로 한반도가 남북으로 분단되는 결정적인 단초를 제공한 비극적인 현대사의 분수령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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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릭] 관련 유튜브 영상 보러가기 ([역사저널 그날] 해방 정국을 뒤흔든 오보, 신탁통치 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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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유신 헌법 공포 및 제4공화국 출범 (1972)
**📝 사건 설명**
1972년 12월 27일, 박정희 대통령은 이른바 '유신 헌법'을 공식 공포했습니다. 같은 날 박정희 대통령은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선출된 제8대 대통령으로서 취임식을 가졌으며, 이로써 대한민국 헌정사상 가장 권위주의적인 체제로 평가받는 **'유신 체제(제4공화국)'**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유신 헌법은 대통령에게 국회 해산권, 법관 임명권, 긴급조치권 등 초법적인 권한을 부여했으며, 대통령 선거 방식을 직선제에서 간선제로 바꾸어 장기 집권을 가능케 했습니다. '한국적 민주주의'라는 명분 아래 진행되었으나, 실제로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인 권력 분립을 무력화시킨 조치였습니다.
**역사적 의의**: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일시적으로 정지된 시기로 평가받으며, 이후 이에 항거하는 부마항쟁, 10.26 사태 등으로 이어지는 치열한 민주화 투쟁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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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릭] 관련 유튜브 영상 보러가기 ([KBS 역사다큐] 박정희의 유신 선포와 그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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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노동법·안기부법 날치기 통과 사건 (1996)
**📝 사건 설명**
1996년 12월 26일에서 27일로 넘어가는 새벽, 김영삼 정부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장에 기습 상륙하여 노동법 개정안과 안기부법(국가안전기획부법) 개정안을 단 7분 만에 단독 처리했습니다.
이 개정안에는 근로자의 정리해고를 쉽게 하고 파업 시 대체 근로를 허용하는 내용(노동법), 그리고 안기부에 수사권을 부여하여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안기부법)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연대하여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총파업을 단행했고, 전국적인 저항 운동이 일어났습니다.
**역사적 의의**: 집권 여당의 무리한 '날치기' 통과가 국민적 공분을 사면서 문민정부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혔습니다. 또한, 노동계의 대규모 결집을 가져왔으며, 1997년 IMF 외환위기를 앞두고 사회적 갈등이 극에 달했던 정치적 사건이었습니다.
**📺 관련 영상 보기**
👉 [클릭] 관련 유튜브 영상 보러가기 (1996년 노동법 날치기 통과와 총파업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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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건들은 모두 12월 27일이라는 같은 날짜에 일어났지만, 각기 다른 시대적 배경 속에서 대한민국의 정치 지형을 뒤흔들었습니다. 과거의 기록을 통해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해하는 유익한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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