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돌연사증후군
영아돌연사증후군(Sudden infant death syndrome, SIDS)은 1세 이전의 영아가 갑자기 예상치 못하게 사망했으나 완전한 부검과 현장 조사, 과거의 병이 있었는지를 조사했는데도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를 말합니다.
'예기치 못한 영아 돌연사'는 1세 이전의 영아가 예상되지 않은 가운데 갑자기 사망하는 모든 경우를 가리키며 영아돌연사증후군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예기치 못한 영아 돌연사 중 일부는 부검으로 원인이 밝혀지는데 그 원인은 감염이나 심장 기형, 대사 이상, 신경계 이상, 아동 학대 등입니다. 부검을 통해서도 원인이 밝혀지지 않으면 질식사나 영아돌연사증후군을 의심해야 합니다. 의도적인 질식사의 경우 가해자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을 때 더욱 의심해야 하고 철저한 현장 조사를 해야 합니다. 부검이나 철저한 조사로 원인들이 밝혀지지 않을 때 비로소 영아돌연사증후군이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우리 뇌의 숨뇌(연수)는 호흡을 조절하고 각성 상태를 담당합니다. 영아돌연사증후군으로 사망한 영아를 연구해 본 결과 숨뇌 발달에 문제가 있거나 이 부분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에 이상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 호흡을 조절하고 각성 상태를 담당하는 숨뇌와 그 신경 전달 물질의 이상이 영아돌연사증후군과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영아돌연사증후군 발생률은 1996년에 출생아 천 명당 3.1명으로 조사되었고, 2005년부터 2022년까지는 출생아 천 명당 2명 내외로 발생했습니다.
일본의 영아돌연사증후군 발생률을 보면, 1990년대까지는 출생아 천 명당 4건이었다가 점차 줄어 2023년에는 1.7건으로 감소했습니다. 미국의 경우 영아돌연사증후군이 영아 사망의 3번째 원인입니다. 1992년 이전에는 출생아 천 명당 13~14건으로 비교적 높게 발생했습니다. 이에 대응해 '똑바로 눕혀 재우기 캠페인'이 시행되었고, 그 이후 발생률이 급격히 감소하였습니다. 국가나 인종 별로 아기를 재우는 방식의 차이가 있는데, 우리나라나 일본의 경우 아기를 똑바로 눕혀 재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비해 과거 미국이나 다른 국가에서는 영아를 엎어 재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국가 간 발생률의 격차가 나타났습니다. 1990년대 이후 미국이나 다른 국가에서도 아기를 똑바로 눕혀 재우기를 권장하면서 발생률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전에 영아돌연사증후군으로 분류되었지만 철저한 조사로 질식사나 다른 병에 의한 사망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늘어 영아돌연사증후군이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여러 나라에서 똑바로 눕혀 재우기 캠페인을 실시한 이후 영아돌연사증후군이 50% 이상 감소했습니다. 이처럼 위험요인을 줄이면 영아돌연사증후군의 발생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개선이 가능한 위험요인도 있지만 인종이나 성별 등 개선이 불가능한 위험요인도 있습니다.

1. 임신과 관련된 위험요인
다양한 임신과 관련된 요인이 영아돌연사증후군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 여러 자녀를 둔 경우 나중에 태어난 아기(아이를 3명 낳았다면 셋째 아이에서 발생률이 더 높습니다)
- 임신 간격이 짧은 경우
- 산전 진찰을 제대로 받지 않은 경우
- 태아의 발육이 좋지 않거나 저체중으로 태어났거나 조산아로 태어난 경우
- 출생 후 발육이 좋지 않은 경우에도 발생 확률이 증가합니다.
2.아기와 연관된 위험요인
1) 형제나 자매가 영아돌연사증후군이었던 경우
첫째 아기가 영아돌연사증후군이나 비감염성 원인으로 갑자기 사망한 경우 그 다음 아기가 유사하게 사망할 위험이 약 9배가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아마도 가족의 습관이나 환경이 비슷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유전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이기도 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2) 조산아
최근 들어 신생아 분야의 의료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많은 조산아들이 생존하게 되었습니다. 심지어는 출생 체중이 500 g도 되지 않는 재태 기간 22~26주의 극소저체중아가 성공적으로 생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조산의 수도 증가하고 있는데, 조산아가 영아돌연사증후군의 위험이 더 높습니다. 더 이른 시기에 태어난 조산아일수록 이러한 위험이 증가합니다. 이는 조산아는 호흡을 조절하는 부분인 숨뇌가 미숙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3) 생리 작용
아기가 호흡이 곤란해져서 산소 공급이 원할하지 않을 때 정상적으로는 숨을 헐떡이게 되는데, 이러한 헐떡거림 반응이 떨어지면 영아돌연사증후군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생후 2개월 전의 아기들은 대부분이 가벼운 저산소증 상태에서 이러한 헐떡거림이 잘 나타납니다. 그렇지만 생후 2개월 이후에는 단지 10~15%만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데 2~6개월 사이가 반응이 제일 낮다고 합니다. 이는 영아돌연사증후군이 주로 발생하는 시기와 일치합니다.
3. 환경적 요인
1) 흡연
산모가 흡연했을 때 아기에게서 영아돌연사증후군이 발생할 위험이 높습니다. 연구에 의하면 산모가 흡연한 경우 태어난 아기에게서 영아돌연사증후군이 4배나 더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산모의 흡연량이 많을수록 더 위험합니다. 출생 후 엄마나 다른 가족이 담배를 피울 경우에도 영아돌연사증후군이 발생할 위험이 높고 이 역시 흡연량에 따라 위험도가 올라갑니다.

2) 음주와 약물
산모가 음주했거나 아기가 태어난 후에 엄마가 음주한 경우에 영아돌연사증후군이 나타날 위험이 큽니다. 산모가 임신 중 음주했을 때는 6~8배가량 더 위험하고, 아기가 태어난 후 아기를 돌보는 엄마가 음주한 경우 위험도가 8배까지도 증가합니다. 마약 등의 약물 복용도 영아돌연사증후군을 일으킬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3) 아기의 수면 환경
엎어 재우는 것은 이미 영아돌연사증후군의 가장 중요한 위험요소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가장 위험한 것은 이전에는 대개 똑바로 누워서 자던 아기가 지난 밤 엎드려 잤거나 엎드려 있는 채로 발견되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는 대개 어린이집 등 보육기관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아기를 돌보는 사람에 대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가. 옆으로 재우기
엎어 재우는 것이 좋지 않다는 인식이 늘어나면서 이제는 옆으로 재우는 것이 영아돌연사증후군의 중요한 위험요인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옆으로 재우는 아기가 똑바로 눕혀 재우는 아기보다 영아돌연사증후군이 발생할 위험이 2배가 더 높습니다. 자세가 불안정하여 옆으로 자다가 움직이면서 엎드려 자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습니다. 아기를 똑바로 눕혀 재우면 아기가 잠들기 힘들어하거나 토하거나 사레가 들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똑바로 자는 경우가 엎드려 자거나 옆으로 자는 경우 보다 그런 일이 더 적습니다. 또한 똑바로 눕혀 재우는 아기가 다른 아기들에 비해 생후 6개월동안 열이 나거나 잠을 잘 못 자거나 중이염을 앓거나 하는 문제 없이 더 건강하다고 합니다.
나. 폭신한 침대나 요를 사용하는 경우
폭신한 침대나 요, 베개나 침대 범퍼 패드, 인형 등이 영아돌연사증후군과 관련이 있습니다. 아기를 속싸개나 이불로 싸놓는 것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특히 뒤집기를 할 수 있는 아기를 속싸개나 이불로 싸놓는 것은 위험합니다. 수면조끼는 아기에게 괜찮습니다.
다. 더운 환경
아기 방의 온도를 난방으로 너무 높게 하거나, 아기가 열이 난 적이 있거나, 땀을 많이 흘렸거나, 과도하게 옷을 입혔거나, 이불을 과하게 덮어 놓는 것은 영아돌연사증후군과 관련이 있습니다. 특히 열이 많이 발생할 수 있는 환경에서 엎어 재우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그러나 여름철과 같이 바깥 온도가 높은 것은 영아돌연사증후군과 관련이 없습니다.
라. 침대 같이 쓰기
여러 연구에서 침대를 같이 쓰는 것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영아돌연사증후군의 발생이 5배나 높습니다. 특히 같은 침대에서 다른 아이들과 같이 자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또한 부모가 소파나 좁은 침대나 요에서 함께 자는 것도 매우 위험합니다. 더구나 같은 잠자리를 쓰면서 엄마가 흡연을 하거나 부모가 음주를 하는 경우에는 더욱 위험합니다. 침대나 요를 따로 쓰면서 아기와 같은 방에서 자는 것은 영아돌연사증후군의 위험을 줄여 주기 때문에 적극 권장합니다.
4) 모유 수유와 노리개 젖꼭지
여러 연구에 따르면 아기가 모유 수유를 하면 영아돌연사증후군의 발생을 45% 감소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완전 모유 수유가 혼합 수유에 비해 예방 효과가 큽니다. 노리개 젖꼭지를 물리는 것도 영아돌연사증후군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자면서 노리개 젖꼭지가 아기 입에서 떨어져도 상관이 없이 예방에 도움을 줍니다. 노리개 젖꼭지가 모유 수유를 방해한다고 염려하는 경우가 많은데, 노리개 젖꼭지는 모유 수유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4. 유전적인 요인
영아돌연사증후군과 관련된 유전적인 요인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심장의 부정맥과 관련된 유전자나, 호흡과 각성을 담당하는 신경의 발달에 관여하는 유전자들 등이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앞서 열거한 수면자세, 감염, 흡연 등 다른 환경요인과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영아돌연사증후군을 확실하게 막는 방법은 없지만 다음 내용이 도움이 됩니다.

1) 똑바로 눕혀 재우세요.
생후 1년이 안된 아기들은 옆으로 누워 재우거나 엎어 재우면 안 되고 반드시 똑바로 눕혀 재워야 합니다. 아기가 깨어 있을 때는 괜찮지만 재울 때는 꼭 똑바로 누워서 재워야 합니다. 아기 머리가 눌렸다고 옆으로 눕혀 재우거나 엎어 재우면 절대 안됩니다. 똑바로 눕혀서 눌린 쪽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려 주거나 아기가 깨어 있을 때 10~15분 정도 잠시 동안 엎어 놓는 것은 괜찮습니다. 그러나 이때는 반드시 누군가가 아기를 지켜보고 있어야 합니다. 절대 자리를 비워서는 안됩니다.
2) 가급적 아기 침대 위에 아무것도 놓아 두지 마세요.
아기 요나 침대의 매트리스는 폭신한 것을 사용하지 마세요. 베개, 폭신한 인형이나 장난감은 아기 침대 위에 두지 마세요. 아기가 용을 쓰거나 움직이다가 아기 얼굴을 덮을 수 있습니다. 많은 부모가 예쁘게 장식한다고 아기 침대(요람) 위에 인형 등을 올려 놓습니다. 침대 위에는 아무것도 올려 놓지 마세요.
3) 아기를 너무 덥게 하지 마세요.
아기를 따뜻하게 하기 위해 이불을 덮어주기 보다는 따뜻한 옷을 입히거나 수면조끼와 슬립색(sleep sack)을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기 머리에 모자도 씌우지 마세요. 방안 온도를 22~24도 정도로 맞춰 놓는 것이 좋습니다.
4) 아기는 부모 방에서 같이 재우세요.
적어도 6개월 가능하면 1년까지는 같은 방에서 재우는 것이 좋습니다. 대개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아기를 이른 시기에 다른 방에서 재우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 부모가 같은 방에서 아기를 재웁니다. 그러나 아기를 부모 침대나 패밀리 침대에 같이 재우는 것은 안됩니다.
5) 아기 침대나 요가 따로 있어야 합니다.
아기가 부모나 형제자매와 같은 침대나 요를 쓸 경우 매트리스와 침대틀에 낄 수 있고, 매트리스와 벽 사이에 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아기가 부모나 형제자매들의 신체 일부분에 눌릴 수가 있습니다.
6) 모유 수유가 좋습니다.
적어도 6개월간 모유 수유를 하면 영아돌연사증후군의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모유 수유를 하기 위해 아기를 어른 침대로 데리고 왔다면 수유가 끝나면 엄마가 잠들기 전에 꼭 아기를 아기 침대나 요로 옮겨야 합니다.
7) 베이비 모니터는 권장하지 않습니다.
영아돌연사증후군 예방을 위해 사용하는 베이비 모니터는 실제 효과가 없기 때문에 권장하지 않습니다.
8) 노리개 젖꼭지를 사용해도 좋습니다.
끈이 달리지 않은 노리개 젖꼭지를 빨면 영아돌연사증후군을 줄여 줍니다. 모유 수유를 하는 아기에게는 생후 1개월이 지나서 노리개 젖꼭지를 물려야합니다. 만약 아기가 노리개 젖꼭지에 관심이 없다면 억지로 물리지는 마세요. 며칠 지나 다시 시도해 보면 됩니다. 자는 동안 아기 입에서 노리개 젖꼭지가 떨어지더라도 다시 물리지 마세요.
9) 임신 중에는 흡연이나 음주를 하면 안됩니다.
아기가 태어난 후에도 다른 가족들이 흡연을 하면 안됩니다.
10) 예방접종과 영아돌연사증후군과는 아무런 관련성이 없습니다.
오히려 최근 연구에서는 예방접종이 영아돌연사증후군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1. 김창휘 (2001). 영아 돌연사 증후군. 대한의사협회지 44:976-81 5.
2. 통계청 (2020. 09. 22). 영아사망원인(67항목)/성/생존기간별 사망자수, 영아사망률(2005~). https://kosis.kr/statHtml/statHtml.do?orgId=101&tblId=DT_1B34E08&vw_cd=MT_ZTITLE&list_id=D11&seqNo=⟨_mode=ko&language=kor&obj_var_id=&itm_id=&conn_path=MT_ZTITLE
3. CDC(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2021.04.28). Sudden Unexpected Infant Death and Sudden Infant Death Syndrome. https://www.cdc.gov/sids/data.htm#map
4. Kliegman, R. M. (2019). Nelson Textbook of Pediatrics. Philadelphia, PA: ELSEVIER
5. Osawa M, Ueno Y, Ikeda N, Ikematsu K,Yamamoto T, Irie W, et al. (2020). Circumstancesand factors of sleep-related sudden infancy deathsin Japan. PLoS ONE 15(8): e0233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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