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갑상샘저하증
선천갑상샘저하증의 가장 흔한 원인(약 85%)은 갑상샘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 것입니다. 갑상샘은 임신 초기에 뇌의 기저부에서 형성되기 시작해 목 아래쪽으로 이동하여 발달합니다. 발생 과정 중 문제가 생기면 갑상샘이 아예 형성되지 않거나 불완전하게 형성됩니다. 이동 중 일부 조직이 혓바닥, 혀 밑 등 비정상적인 위치에 남아(딴곳 갑상샘) 아주 소량의 갑상샘 호르몬을 생성하기도 합니다. 
약 10%의 환자는 정상적으로 갑상샘이 존재하지만 갑상샘 호르몬 생성에 장애가 생겨 저하증이 발생합니다. 드물게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갑상샘 자극 호르몬의 장애로 인해 선천갑상샘저하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갑상샘 호르몬 생성 장애나 갑상샘 자극 호르몬 분비 장애 시에는 대개 평생 갑상샘저하증이 지속됩니다. 약 5%의 환자는 산모의 갑상샘 항체나 갑상샘항진증 치료를 위해 복용한 갑상샘 기능 억제제가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넘어가 일시적으로 갑상샘저하증을 나타냅니다. 이런 경우는 시간이 지나면 호전될 수 있습니다. 
선천갑상샘저하증은 대부분 유전질환이 아니지만, 가족 중에 갑상샘 질환이 있다면 발생 가능성이 약간 높아집니다. 특히 갑상샘 호르몬 합성 효소 결핍증은 양쪽 부모가 모두 유전인자를 가지고 있을 때 발생하는 열성 유전 양상을 보입니다.
선천갑상샘저하증을 빨리 발견하고 치료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신체적 및 정신적 발달장애가 심해집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증상이 출생 직후나 영아 초기에는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일찍 발견하여 치료하기 어렵습니다.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심각한 지능 저하를 초래합니다. 키도 잘 크지 않으며, 신경 발달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아 앉거나 서기 등의 발달이 늦고, 운동 장애뿐 아니라, 학습, 행동 및 언어 장애도 나타납니다. 갑상샘 호르몬으로 치료한 후에는 성장도 회복되고 발달도 어느 정도 쫓아가지만, 가장 심각한 후유증인 지능 저하는 언제 치료를 시작했느냐에 따라 회복 정도에 차이가 있으며, 영구적으로 지속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선천갑상샘저하증은 일찍 진단하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료를 일찍 시작할수록 두뇌가 정상적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더 커집니다. 생후 4주 이내에 치료하면 정상적으로 발달하여 건강한 성인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단 당시 갑상샘 호르몬 농도가 아주 낮거나, 치료를 일찍 시작하지 않으면 지능 저하와 뇌기능 장애가 생겨 사시, 언어 장애, 주의력 부족, 행동 장애, 학습 장애, 조정 능력 장애를 보일 수 있습니다. 약 20%는 신경 감각과 청력에도 장애가 나타납니다. 따라서 신생아 선별 검사 시 선천갑상샘저하증에 대한 검사를 반드시 시행합니다. 신생아 집단 선별 검사를 시행한 후 선천성갑상샘저하증을 조기 진단 및 치료하게 되어 예후가 아주 좋아졌습니다. 제때 치료하면 성장과 지능 발달이 정상적이므로 갑상샘 호르몬을 복용해야 한다는 것을 빼고는 다른 아이들과 차이가 없습니다. 종합하면 갑상샘저하증의 원인이 무엇이며 언제 생겼는지, 언제 치료를 시작하였는지, 진단 당시 갑상샘 호르몬 농도가 얼마였는지 등이 예후에 영향을 미칩니다.
선천갑상샘저하증의 증상은 갑상샘 호르몬의 결핍 정도와 기간에 따라 다릅니다. 출생 시 체중과 신장은 대부분 정상이며, 출생 시부터 임상증상을 보이는 경우는 5% 미만입니다. 그러므로 출생 시 진단하기는 매우 어렵고, 대개 신생아 집단 선별 검사를 통해서 발견됩니다. 신생아기에는 황달이 장기간 지속되며, 잘 울지도 않고 계속 자려고만 하기 때문에 수유하기 위해 자주 깨워야 합니다. 젖을 잘 빨지 않으며, 자주 사레 들리는 증상이 영아기까지 지속됩니다. 영아기에는 혀가 두껍고 커져 입을 계속 벌리고 있으며, 혀가 튀어 나와 보이기도 하고, 이로 인해 무호흡, 시끄러운 호흡음, 코막힘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머리둘레는 정상이거나 커지고, 대천문과 소천문이 넓어져 있거나 늦게 닫히며, 눈 사이 거리가 멀고 콧등도 낮고 넓어 보입니다. 치아 발육이 늦고, 목소리가 거칠며, 울 때 쉰 목소리가 나기도 합니다. 눈두덩이와 양팔과 다리 및 생식기 주위가 붓기도 합니다. 복부팽만과 배꼽 탈장, 잘 치료되지 않는 변비와 빈혈이 나타납니다. 맥박은 느리고 혈압이 낮으며, 혈액 순환이 좋지 않아 손발이 차고 체온도 낮게 유지됩니다. 피부는 사지 쪽이 차고, 얼룩덜룩하며, 건조하고 두껍습니다. 성장이 점점 느려지면서 키가 잘 크지 않으며 팔다리와 손가락, 발가락 등이 짧아집니다. 심잡음이 들리거나 방사선 사진에서 심장이 커 보일 수 있습니다. 근육 긴장도가 떨어져서 안으면 늘어져 있는 느낌이 듭니다. 무엇보다 신경 발달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앉거나 서기 등의 발달이 늦고, 근육의 힘도 약해지며, 떨림 증세와 미세한 운동 장애를 보이다가 점차 학습, 행동 및 언어의 장애가 나타납니다. 사춘기가 너무 빠르거나 늦게 시작되기도 합니다.
대개 신생아 집단 선별 검사에서 갑상샘 자극 호르몬(TSH)과 갑상샘 호르몬(T4 또는 유리 T4)을 측정하여 진단합니다. 갑상샘에 장애가 있는 일차성 선천갑상샘저하증에서는 갑상샘 자극 호르몬 수치는 높고 갑상샘 호르몬은 낮습니다. 이때는 갑상샘 스캔과 초음파 검사로 갑상샘 조직이 제대로 형성되었는지, 크기가 어떤지, 어디에 위치하는지를 보아 확진할 수 있습니다. 반면, 이차성 선천갑상샘저하증은 뇌 속의 뇌하수체나 시상하부에 문제가 있어 갑상샘 기능이 떨어지므로 갑상샘 자극 호르몬과 갑상샘 호르몬 수치가 모두 낮습니다. 이때는 뇌 MRI 검사를 시행하고 다른 뇌하수체 호르몬도 부족한지 확인합니다. 성장이 정상적인지 확인하기 위해 키, 몸무게와 함께 뼈 X-선 사진을 찍어서 뼈 나이의 지연 여부와 뼈의 형성에 이상이 있는지 알아봅니다. 선천갑상샘저하증이 맞다면 신경 발달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는지 확인해야 하며, 운동 능력과 언어 능력, 인지 평가를 함께 해야 합니다. 

<신생아 집단 선별 검사>
선천갑상샘저하증은 대부분 영아 초기에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기가 어려워 영구적인 지능 저하를 초래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여 후유증을 예방하기 위해 신생아 집단 선별 검사가 필요합니다. 신생아 선별 검사는 생후 5~7일에 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최소한 갑상샘 호르몬이 성인의 정상치에 가까워지는 생후 48시간 이후에 시행할 것을 추천합니다. 검사 방법은 아기의 발뒤꿈치를 찔러 나오는 혈액을 여과지에 흠뻑 적셔 신생아 선별검사 검사실로 보내면 됩니다. 검사 결과 혈액 내 갑상샘 호르몬(T4 또는 유리 T4)과 갑상샘 자극 호르몬(TSH) 중 한 가지 또는 두 가지 모두 비정상적인 수치가 나오면 선천 갑상샘 저하증을 의심합니다(TSH 10 IU/mL 이상, T4 6.5 μg/dL 이하). 의심되는 경우에는 생후 2~4주에 정밀 검사를 시행하여 확진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모든 신생아에게 무료로 선천갑상샘저하증 선별 검사를 시행하며, 많은 환자가 조기에 발견되어 치료받고 있습니다. 
현재 갑상샘 호르몬 제제로는 레보티록신 나트륨 수화물(levothyroxine sodium hydrate)이 가장 널리 사용됩니다. 출생 후 가능한 빨리 치료를 시작하며, 정확한 용량의 갑상샘 호르몬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갑상샘 호르몬은 임상 증세, 호전 정도, 갑상샘 기능 검사 결과, 성장 발달 상태 및 뼈 나이의 증가에 따라 용량을 조절해야 합니다. 갑상샘 호르몬 제제는 작은 알약으로 매일 복용해야 합니다. 가능하면 숟가락 두 개로 알약을 부순 후 소량의 물이나 모유 등에 섞어서 줍니다. 뜨겁거나 차가운 물에 섞거나, 두유 등 콩 제품, 칼슘 또는 철분제제와 함께 복용하면 안 됩니다. 호르몬이 위에서 흡수되는 것을 막아 호르몬 수치가 낮아질 수 있습니다. 그 외에 특수 식이요법을 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약은 주사기나 숟가락 등을 이용해 볼 안쪽에 천천히 부어줍니다. 절대 젖병에 넣어서 주지 마십시오. 아이가 우유를 다 먹지 않으면 약이 다 투여되지 않을 수 있고, 일부는 병의 표면이나 바닥에 남을 수 있습니다. 아이가 잘 씹어서 먹으면 알약째로 주어도 됩니다. 잘 토하는 아이는 우유를 먹기 약 30분 전에 약을 줍니다.

약을 토했을 경우에는 같은 용량을 다시 투여합니다. 정확한 용량을 먹이기 위해서 가능하면 매일 같은 시간대에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억하기 힘들다면 냉장고나 약을 보관하는 캐비넷 등에 달력을 놓고 약을 먹인 후 기록하면 도움이 됩니다. 갑상샘 호르몬을 적정 용량보다 많이 투약하면 잠을 잘 자지 않고 자주 보채며, 소변을 자주 보고 땀이 많이 나고 더워하며, 설사를 하고 체중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심장 박동수가 빨라지기도 하고, 장기적으로는 두개골이 조기에 봉합되기도 합니다. 이런 증상을 보인다면 병원을 찾아 갑상샘 호르몬 수치를 검사해봐야 합니다. 또한, 갑상샘 호르몬제는 아이의 손에 닫지 않는 곳에 보관해야 합니다. 간혹 부모나 양육자가 미처 보지 못한 사이에 아기가 여러 알을 한꺼번에 복용하는 경우가도 있기 때문입니다.
갑상샘이 전혀 형성되지 않거나 저형성을 보이는 경우, 딴곳에 위치하는 경우, 그리고 일부 갑상샘 호르몬 합성 및 분비 장애는 평생 갑상샘 호르몬 제제를 복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초기에 진단이 애매했거나 확실한 원인을 모르고 치료를 시작했다면 3세 이후에 3~4주간 투약을 중지하고 원인을 알기 위한 호르몬 검사를 실시합니다. 투약을 중지해도 갑상샘 호르몬 수치가 정상으로 유지된다면 일과성 갑상샘 저하증으로 판단하고 약 복용을 중지하지만, 호르몬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나온다면 영구적 갑상샘 저하증으로 진단하고 평생 약을 복용합니다. 일과성 갑상샘 저하증으로 진단된 환아도 정기적으로 검사를 시행하여 갑상샘 호르몬 수치가 정상적으로 유지되는지 관찰해야 합니다.
정기적으로 수치를 검사하여 정확한 용량을 투여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가 정상적으로 성장하고 있는지 판단하고, 변비, 건조한 피부나 머리카락, 처지고 자려고만 하는 등 갑상샘 호르몬 부족 증상이 있는지 관찰합니다. 갑상샘 호르몬의 용량은 개인차가 크므로 혈액검사 결과와 성장 및 발달 상태, 골연령 등에 따라 조절해야 합니다. 갑상샘 호르몬 검사는 생후 6개월까지는 매달, 6개월부터 생후 1년 이내에는 1~2개월 간격, 그 뒤로 생후 3년까지는 2~3개월 간격, 이후 성장이 끝날 때까지 3~12개월 간격으로 시행하여 용량이 적절한지 평가합니다. 성장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는지 평가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뼈 나이를 관찰하며, 발달을 평가하기 위해 정신운동검사를 12~18개월에 실시하고, 이후 2년 간격으로 추적합니다.
갑상샘 호르몬 제제(레보티록신 나트륨 수화물, levothyroxine sodium hydrate)는 부작용이 거의 없지만, 적정 용량보다 많이 투여하면 갑상샘기능항진증 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잠을 잘 자지 않고 자주 보채며, 소변을 자주 보고 땀이 많이 나고 더워하며, 설사를 하고 체중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심장 박동수가 빨라지기도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두개골이 조기에 봉합되기도 합니다. 이런 증상을 보이거나, 실수로 과량 복용한 경우에는 갑상샘 호르몬 수치를 검사해보아야 합니다. 하지만, 갑상샘 호르몬 제제를 과량으로 복용하는 것보다, 적게 복용하거나 치료를 하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갑상샘 호르몬은 만 3세 이하의 영유아에서 뇌신경 발달에 아주 중요하고, 이 시기에 호르몬 저하 상태가 장기간 지속된다면 영구적 지능 저하 등 심각한 후유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선천갑상샘저하증이 의심되거나 진단을 받은 경우에는 적절한 용량의 갑상샘 호르몬 제제를 복용하여 호르몬 수치를 정상으로 올려주고, 정기적으로 호르몬 농도와 성장 상태, 발달 상태 등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선천갑상샘저하증은 치료만 잘 받으면 합병증이 거의 없는 질환입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