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구체질환
사구체 질환은 과거 사구체 신염이라고 불렸습니다. 사구체 신염(glomerulonephritis)은 신장의 사구체에서 혈액을 걸러 소변을 만드는 필터 역할을 하는 기저막 구조에 염증이 생겼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염증 외에도 다양한 원인에 의해 사구체의 구조가 무너지고 사구체가 단단해져서 기능을 잃는 사구체 경화증(glomerulosclerosis)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에는 사구체 신염을 포함하여 사구체에 발생하는 질환을 더 넓은 범주로 사구체 질환(glomerular disease)이라고 표현합니다. 사구체 질환은 당뇨, 고혈압에 이어 세 번째로 흔한 말기 신부전의 원인입니다. 그러나 당뇨와 고혈압은 각각 당뇨병성 신병증, 고혈압성 신병증을 일으키고, 이들이 대표적인 이차성 사구체 질환이라는 점에서, 사구체 질환은 직접 말기 신부전을 일으키는 원인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구체 질환은 발생 원인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원인 질환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사구체 질환의 원인을 찾는 과정은 어렵고 복잡합니다. 그 이유는 사구체 질환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가 많아 병의 원인이 아니라 주로 임상적 혹은 형태학적 변화를 근거로 분류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근 사구체 질환의 병태 생리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질환의 원인이 밝혀지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병의 원인을 알면 치료 방법도 찾기가 쉬워집니다. 의학 지식의 발전으로 사구체 질환의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면,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하는 환자 수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됩니다.
신장은 혈액에서 노폐물과 과도한 체액을 몸 밖으로 내보내 우리 몸을 일정한 상태로 유지합니다. 신장은 좌우에 한 개씩 모두 두 개가 있으며, 각 신장에는 네프론(nephron)이라는 필터 조직이 약 1백만 개씩 존재합니다. 네프론은 신장의 구조적•기능적 단위로 사구체와 보우만 주머니, 신세뇨관으로 이루어집니다. 사구체에서 혈액이 걸러지면 보우만 주머니를 통해 신세뇨관으로 들어가며, 긴 신세뇨관을 통과하면서 소변이 만들어집니다. 즉, 사구체는 미세한 혈관 구조로 혈액을 걸러내는 필터 역할을 합니다.
사구체는 심박출량의 약 20%의 혈액을 받아서 우리 몸에서 빠져나가면 안 되는 단백질은 다시 혈액 순환으로 보내고, 과도한 수분과 노폐물은 보우만 주머니로 내보냅니다. 사구체가 하루에 처리하는 혈액의 양은 무려 180 리터나 되는 것으로 이릅니다.
많은 질병이 사구체를 공격해 신장 기능을 악화시킵니다. 사구체가 손상되어 기능을 잃는 질병을 한데 묶어 사구체 질환이라고 합니다. 사구체 질환은 원인에 따라 다양한 질병으로 분류됩니다. 사구체 질환으로 찾아온 환자는 증상과 혈액 및 소변 검사 결과, 신장 조직 검사를 통해 얻어진 신장 병리 소견을 종합해 원인 질환을 진단합니다.

사구체 질환은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분류합니다. 일차성 사구체 질환은 사구체 자체를 손상시키는 질환이며, 이차성 사구체 질환은 전신 질환으로 인해 사구체가 손상되며 신장 외에 다른 장기도 침범하는 경우를 가리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일차성 사구체 질환으로 분류되는 질환이 이차적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면역글로불린A(IgA) 신장염은 대개 일차성 사구체 질환으로 분류하지만, 감염 후 발생하는 IgA 신장염이나 간경화와 관련된 IgA 신장염, 건선과 관련된 IgA 신장염 등 다양한 전신 질환에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일차성 사구체 질환으로 분류되는 질환이 진단되었더라도, 구체적인 원인에 따라 이차성 사구체 질환으로 간주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치료 방침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일차성 사구체 질환으로 분류되는 사구체 질환은 다음과 같습니다.
1. IgA 신장염
2. 막성 사구체 신염
3. 미세변화 신증후군
4. 국소 분절 사구체 경화
5. 막증식성 사구체 신염
일반적으로 이차성 사구체 질환으로 분류되는 사구체 질환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루푸스 신염
2. 당뇨병성 신병증
3. 고혈압성 신병증
4. 바이러스성 사구체 질환
5. 헤노흐 쇤라인 자반증
6. ANCA(antineutrophil cytoplasmic antibody) 관련 혈관염
7. 이상 단백질 관련 사구체 질환
사구체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은 유전자 이상, 감염, 독성 물질, 자가 면역 질환, 동맥 경화, 고혈압, 색전 및 혈전, 당뇨병 등 매우 다양합니다. 또한 아무리 면밀하게 검사를 해도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특발성(idiopathic) 이라는 용어를 써서 분류합니다. 대부분의 특발성 사구체 질환의 원인은 자가 면역으로 생각합니다.
사구체 질환은 임상 양상과 조직 검사를 통해 확인되는 형태학적인 변화를 통해 진단이 됩니다. 조직 검사 소견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지표는 질환의 급성 병변과 만성 병변의 분포입니다. 원인 질환에 의한 급성 손상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 원인에 대한 치료 시 회복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러나, 원인 질환에 의한 급성 손상이 이미 진행되고 그 결과인 만성 손상이 주된 병변으로 남아 있다면 원인 질환을 치료한다고 해도 회복 가능성이 높지는 않습니다. 이는 마치 빨갛게 부어오르고 쓰라린 통증과 열감을 동반하는 초기 상처는 잘 치료하면 흉터 없이 나을 수 있지만, 이미 흉터가 되어 버린 피부의 변화는 좀처럼 없애기 어려운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신장 조직 검사 소견에서 만성 병변이 주된 경우는 신기능이 서서히 감소하여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사구체 질환의 예후는 원인 질환에 따라 다양합니다. 2019년 대한신장학회의 보고에 의하면, 일차성 사구체 질환 가운데 막증식성 사구체 질환은 전체 사구체 질환 중 5% 정도로 드물지만, 말기 신부전으로의 진행율은 높기 때문에 예후가 불량한 질환입니다. IgA 신장염과 국소 분절 사구체 경화는 비슷한 신장 예후를 보이고 있어 20년 내에 30% 정도의 환자가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합니다. 막성 사구체 신염은 10년 내에 약 20% 정도의 환자가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미세변화 신증후군으로 인한 말기 신부전으로의 진행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의 이차성 사구체 질환은 일차성 사구체 질환에 비해 예후가 좋지 않습니다. 이차성 사구체 질환 가운데 가장 나쁜 예후를 보이는 것은 당뇨병성 신병증으로 10년 내에 60% 정도의 환자가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합니다. 당뇨병성 신병증을 앓고 있는 환자 가운데 조직 검사를 통해 정식으로 진단되는 환자가 매우 일부라는 점, 그리고 조직 검사를 받는 환자의 대부분이 과량의 단백뇨를 동반하고 있어 신장 손상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한다고 해도 꽤 나쁜 예후를 보이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반월성 사구체 신염은 혈관염에 의한 사구체 신염의 특성상 급격한 진행을 보이는 질환이기 때문에 진단 직후 신기능이 악화되어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최근 병태 생리에 대해 보다 잘 알게 되면서 치료 효과가 개선되었습니다. 급성기 치료에 반응을 보이는 경우 신장 기능이 저하되어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는 속도는 다른 이차성 사구체 질환과 비교하여 크게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루푸스 신염은 급격한 경과를 거치는 병이기는 하나 역시 최근 질환의 병태 생리에 대한 지식이 증가하고 새로운 치료 약제의 개발이 많아지면서 흔한 이차성 사구체 질환 가운데 가장 양호한 신장 예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구체 질환은 다양한 원인으로 인한 사구체 손상의 결과로 나타나며, 하나의 질환에 여러 가지 원인이 관여할 수 있습니다.
1. 면역학적 기전에 의한 손상
대부분의 원발성 사구체 질환은 면역학적 기전에 의한 손상으로 생각합니다. 면역학적 기전의 대표적인 경우는 항체에 의한 손상이며, 이는 다시 다음과 같이 분류합니다.
1) 사구체의 정상 구성 성분이 항원으로 작용해 이에 대한 항체가 형성되고 항원-항체 반응을 일으키는 경우. 항기저막항체 사구체 신염(anti-glomerular basement membrane disease)과 막성 사구체 신염(membranous nephropathy)이 대표적임.
2) 사구체 구성 성분은 아니지만 자기 몸의 일부 성분이 혈액을 타고 사구체에 침착된 후에 이에 대한 항체가 형성되어 항원-항체 반응을 일으키는 경우. 루푸스 신염이 대표적임.
3) 외부 항원이 혈중에서 항체와 결합해 순환면역복합체를 형성한 후 사구체에 침착되는 경우. 감염 후 사구체 신염이 대표적임.
그 외에도 세포매개 손상, 보체 등 다양한 면역 시스템이 사구체 손상을 일으키는 데 관여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2. 비면역학적 기전에 의한 손상
대사성 손상(당뇨 등), 혈역학적 손상(고혈압 등), 독성 물질에 의한 손상, 이상 단백질의 침착에 의한 손상, 유전자 이상에 의한 손상 등이 있습니다.
2019년 대한신장학회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일차성 사구체 질환은 IgA 신장염으로 전체 일차성 사구체 질환의 약 48%를 차지합니다. IgA 신장염은 주로 젊은 나이에 많고, 최근에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IgA 신장염 다음으로 막성 사구체 신염, 국소 분절 사구체 경화, 미세변화 신증후군이 비슷한 분포를 보입니다. 막성 사구체 신염은 고령에 많고, 국소 분절 사구체 경화는 나이에 무관하게 고른 분포를 보이며, 미세변화 신증후군은 젊은 연령과 고령에 많고 중년의 나이에 적은 양상을 보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이차성 사구체 질환은 루푸스 신염으로 전체 이차성 사구체 질환의 약 32%를 차지합니다. 루푸스 신염은 젊은 나이에 많고 여성에서 압도적으로 많지만, 최근에 다소 감소하는 양상입니다. 루푸스 신염 다음으로는 당뇨병성 신증, 반월상 사구체 질환, 바이러스성 사구체 질환, 고혈압성 사구체 질환 순입니다. 당뇨병성 신병증은 최근 급격히 늘고 있으며, 반월상 사구체 질환은 고령으로 갈수록 많습니다. 바이러스성 사구체 질환은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발달로 최근 급격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고혈압성 사구체 질환은 매년 비슷하게 발생합니다.

증상은 사구체 질환의 종류에 따라 다양하지만, 대표적으로 단백뇨, 혈뇨, 부종, 고혈압, 신기능의 감소 등이 나타납니다. 사구체 기능이 정상이라면 단백질과 적혈구가 몸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으므로 소변 검사에서 단백질과 적혈구는 검출되지 않아야 합니다. 그러나 다양한 원인에 의해 사구체가 손상되면 단백질이나 적혈구가 몸 밖으로 빠져나와 소변에서 검출됩니다. 정상적으로 소변을 통한 단백질 배출은 하루 150mg 미만입니다. 이보다 많은 단백질이 소변에서 검출되면(단백뇨) 사구체 질환을 의심해야 합니다. 소변에서 적혈구가 현미경으로 관찰되고, 형태가 변형되어 있다면 사구체를 빠져나오면서 형태가 변했을 것으로 생각해 사구체 질환을 의심합니다. 이러한 증상 및 징후의 심한 정도와 진행 속도를 기반으로 사구체 질환을 다음 5가지 임상 증후군으로 나눕니다.
1. 무증상 요검사 이상(asymptomatic urinary abnormality)
부종이나 거품뇨, 소변 색 변화 등 주관적으로 느끼는 증상은 전혀 없는데, 소변 검사에서 이상을 보이는 경우입니다. 대개 학교나 직장 검진에서 단백뇨 혹은 혈뇨가 발견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신장 질환의 조기 진단을 위해 학교 기반 소변 검사를 정기적으로 수행하고 있어 무증상적 요 검사 이상으로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가 많은 편입니다.
2. 급성 신염 증후군(acute nephritic syndrome)
갑자기 발생한 혈뇨 및 부종, 고혈압이 특징입니다. 콜라색의 소변을 보거나 소변에 거품이 생기면서 몸이 붓는 증상으로 병원을 찾습니다. 혈액 검사 및 소변 검사에서 과량의 단백뇨와 사구체 손상으로 인한 혈뇨가 확인되며, 고혈압과 신장 기능의 저하가 동반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일차성 사구체 질환인 IgA 신장염 환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견인데, 특징적으로 목 감기가 있으면서 2-3일 내에 콜라색 소변이 나옵니다.
3. 신증후군(nephrotic syndrome)
과량의 단백뇨와 이로 인한 저알부민 혈증, 심한 전신 부종, 심한 이상 지질 혈증이 나타납니다. 혈뇨를 동반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합니다. 과량의 단백질이 몸 밖으로 배출된 결과, 혈액의 알부민 농도가 크게 저하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결국 혈관 내 삼투압이 저하되어 수분이 혈관 밖으로 빠져나가 부종이 발생합니다. 이로 인해 혈관 내 압력이 떨어지고 염분과 수분의 배출이 억제되면 다시 부종이 악화하는 악순환이 일어납니다. 종합하면 신증후군 환자는 소변에 심한 거품이 발생하고 급격한 체중 증가와 심한 전신 부종을 나타냅니다. 또한 혈액 내 알부민 농도가 감소하면 우리 몸은 이를 보상하기 위해 다른 단백질을 과도하게 만들어 냅니다. 이 과정에서 지질 단백질, 응고 단백질이 과량으로 생성되어 심한 고콜레스테롤혈증이 나타나거나 혈전이 생기기 쉬운 상태가 됩니다. 따라서 신증후군 환자는 심한 이상 지질 혈증과 혈전 혹은 색전 합병증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세변화 신증후군, 국소 분절 사구체 경화, 막성 사구체 신염은 신증후군으로 나타나는 대표적인 사구체 질환입니다.
4. 급속 진행형 사구체 신염(rapidly progressive glomerulonephritis)
일부 사구체 질환은 수주~수개월에 걸쳐 신기능이 급격히 악화됩니다. 단백뇨 혹은 혈뇨가 동반되기도 하지만, 분명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고혈압이 동반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대부분 전신 혈관염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전신 쇠약감 피로, 체중 감소 등 전신 증상을 동반합니다. 신장 기능이 급격히 나빠지기 때문에 신장 실질의 위축을 동반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항기저막 항체 증후군, ANCA 관련 혈관염 등 전신 혈관염과 관련된 사구체 질환에서 많은데, 이때는 조직 검사 없이 혈액 검사로 진단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정확한 진단 및 질환의 급성도를 평가하려면 역시 신장 조직 검사가 필수적입니다.
5. 만성 사구체 신염(chronic glomerulonephritis)
특별한 증상이 없이 진단 당시에 이미 신기능 저하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진단되는 사구체 질환을 의미합니다. 단백뇨나 혈뇨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지만, 단백뇨의 양이 많지 않아 부종이 드러나지 않거나 육안적 혈뇨는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대부분 급성기보다 만성기에 발견되고, 따라서 조직 검사에서도 급성 병변보다 만성 병변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사구체 질환은 숙련된 의사가 임상 양상과 혈액 및 소변 검사, 그리고 신장 조직 검사 소견을 종합해 최종 진단을 내립니다.
우선 증상 및 검사 소견을 근거로 5가지 임상 증후군으로 분류합니다. 이차성 사구체 질환인지 알아보기 위해 다양한 혈액 검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임상 양상, 혈액 및 소변 검사를 통해 사구체 질환 여부 및 진단명을 유추할 수는 있지만, 정확한 최종 진단은 신장 조직 검사 소견을 근거로 합니다.
신장 조직 검사는 일반적인 조직 검사와 달리 광학 현미경, 형광 현미경, 전자 현미경 등 세 가지 현미경 소견을 모두 확인한 다음에 최종 진단을 내립니다. 광학 현미경으로는 사구체의 숫자, 크기, 구조적 이상, 세포 증식, 사구체 기저막의 변화, 세뇨관 간질 부위의 변화 등을 확인합니다. 형광 현미경으로는 면역 글로불린 및 보체의 사구체 침착 유무, 종류 및 패턴을 확인해 면역학적 기전에 의한 사구체 손상인지 판단합니다. 전자 현미경 검사를 통해서는 사구체 여과 장벽의 미세 구조 변화, 면역 복합체의 침착 여부 및 상세 부위, 사구체를 이루는 세포의 형태학적 변화 등을 확인합니다. 이 세 가지 현미경 검사상 특징적인 이상 소견을 종합해 각 질환을 진단하는데, 대표적인 예를 들면 아래와 같습니다.

위의 대표적인 사구체 질환들은 임상 증상과 화학 검사만으로는 구별이 안 될 수 있어서 신장 조직 검사 소견이 중요합니다. IgA 신장염은 가장 흔한 일차성 사구체 질환으로 중등도의 단백뇨와 혈뇨를 유발하며 수년에 걸쳐 서서히 신장기능을 감소시키는 양상으로 나타납니다. 막성 사구체 신염과 국소 분절 사구체 경화, 미세변화 신증후군은 병리 기전이 다르지만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많은 단백뇨와 심한 부종이 특징이며, 다른 전신질환에 의해 이차성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면 면역억제 치료가 필요합니다. 당뇨병성 신병증은 상당 기간 당뇨를 앓은 환자에서 점차 증가하는 단백뇨와 신기능 저하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며, 말기 신부전의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그러나 같은 사구체 질환에서도 임상 경과와 진행 속도는 다를 수 있으며, 치료법 또한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구체 질환의 치료는 세부 질환에 따라 다르며, 세부 질환에서도 원인 및 질환의 중증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따라서 사구체 질환의 정확한 진단과 원인에 대한 감별이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IgA 신장염으로 진단되었으나, 감염, 간경화, 류마티스 질환 등 전신 질환에 의해 이차적으로 발생한 IgA 신장염이라면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서 신장에 대해서는 보존적인 치료를 시행합니다. 원발성 IgA 신장염인 경우, 신기능이 보존되어 있고 혈압이 정상이며, 단백뇨가 하루 1 g 미만이면, 보존적 치료와 단백뇨를 줄이고 신장 기능을 보존하는데 도움이 되는 RAS(레닌-안지오텐신 시스템) 억제제나 SGLT2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2) 억제제를 사용하면서 경과를 관찰합니다. 원발성 IgA 신장염이면서 최대한의 보존적 치료를 3~6개월 이상 유지함해도 하루 1 g 이상의 단백뇨가 지속되거나 신기능 저하 속도가 빠른 경우 스테로이드 등의 면역억제 치료를 시작합니다. 이처럼 같은 질환이라도 원인, 질환의 중증도 및 활성도에 따라 치료 방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담당 주치의와 충분히 논의한 후에 치료를 결정해야 합니다.
약물 치료는 특정 사구체 질환에서만 확립된 치료법과 여러 사구체 질환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치료로 나뉩니다. 많은 사구체 질환이 자가 면역 기전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다양한 면역 억제 약물을 사용하는데, 투약 시 여러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환자의 진단과 상태에 맞는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러 사구체 질환에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약물은 사구체의 압력을 낮춰 단백뇨를 줄이는 RAS(레닌-안지오텐신 시스템) 억제제가 있습니다. 고혈압 치료에도 사용되며, 특히 신장 보호 효과가 있어 널리 쓰입니다. 최근에는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되었으나 신장 기능을 보존하는 것으로 확인된 SGLT2 억제제도 많이 쓰입니다. 그 밖에 고지혈증 등의 동반 질환을 조절하기 위해 고지혈증 약제도 많이 사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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