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님들, 다들 10월의 마지막 밤 잘 보내고 계신가요? 🍂☕
어휴, 달력을 보니까 벌써 2026년 10월 31일이네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하고 이용 아저씨 노래 흥얼거리던 게 엊그제 같은데, 세월 참 야속하게 빠릅니다. 싸이월드 시절부터 자판 두드리며 블로그에 청춘을 바친 지가 어언 20년째인데, 세상 변하는 꼴을 보고 있자면 요즘은 진짜 눈이 핑핑 돕니다 그려. 헛헛.
자, 오늘 할로윈이잖아요? 호박등 켜놓고 귀신 분장하는 날인데, 저는 오늘 진짜 현실 귀신보다 더 소름 돋는 경험을 하나 했습니다. 아침에 IT 뉴스 보신 분들은 아실 텐데요, 요즘 거실마다 굴러다니는 그 '인공지능 홈 디바이스'들 말입니다. 요새는 뭐 LLM이니 온디바이스 에이전트니 해서 청소기가 집안 구조만 외우는 게 아니라 집주인 표정까지 읽는 시대잖아요? 🤖🧹
아니 글쎄, 오늘 새벽에 야식으로 라면 하나 끓여먹고 방에서 컴퓨터 하고 있는데, 밖에서 '쿵... 쿵...'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도둑이라도 든 줄 알고 빗자루 꼬나쥐고 살금살금 문을 열었더니 글쎄, 작년에 새로 들인 최신형 AI 로봇청소기 녀석이 제 방 문지방에 딱 대가리를 처박고 서 있더라고요. 그러더니 스피커로 나지막하게 들려오는 음성.
"주인님, 오늘 밤에는 바닥에 과자 부스러기가 너무 많습니다. 할로윈 사탕을 흘리신 건가요? 제가 치워드릴까요?"
순간 등골이 오싹하면서도 헛웃음이 빵 터졌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 윈도우 98 쓰면서 모뎀 삐-빅 소리 듣던 20년 전 블로거 눈에는, 기계 녀석이 말대꾸하고 방 문까지 찾아오는 이 2026년 풍경이 진짜 사일런트 힐보다 더 무서운 할로윈 특선 호러 영화 같달까요? 👻🎃
근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참 묘합니다. 20년 전 IT 뉴스라고 해봐야 기껏해야 'MP3 플레이어 용량이 512MB 돌파!' 이런 걸로 세상 뒤집어졌다고 호들갑을 떨었거든요. 그때는 기계가 사람 말을 알아듣는 건 영화 '터미네이터'나 '아이로봇'에서나 나오는 먼 미래의 디스토피아인 줄 알았죠. 그런데 2026년 오늘날은 어떻습니까? 스마트폰은 이제 뇌파 수준으로 내 취향을 저격하고, 냉장고는 유통기한 지난 우유 버리라고 잔소리를 해대고, 청소기는 방 문까지 노크하는 세상이 됐습니다.
이쯤 되면 슬슬 철학적인 고민이 듭니다. 기술이 편해진 건 백번 천번 인정인데, 과연 우리는 기계보다 더 사람답게 살고 있는가? 하는 아재 특유의 진지병 말입니다. 예전엔 10월 31일 밤이면 친구들한테 공중전화나 문자로 '야, 오늘 술 한잔 하자' 하고 직접 얼굴 보고 온기를 나눴는데, 지금은 방구석에서 AI랑 티키타카 하면서 감정 소모를 대신하고 있는 건 아닌지 씁쓸한 입맛이 다셔지더라고요. 기계는 점점 더 인간처럼 따뜻하게 말을 건네는데, 정작 인간들은 점점 기계처럼 차가운 화면만 쳐다보고 있으니 이거야말로 세기말 감성이 아니라 '세기초 역설' 아니겠습니까? 허허.
그래도 뭐, 문지방 앞에서 얌전히 배터리 채우러 돌아가는 청소기 뒤꽁무니를 보면서 한마디 해줬습니다. "야, 넌 퇴근이나 해라. 난 블로그 글이나 마저 쓸 테니까." 녀석도 제 말을 알아들었는지 삐리릭- 하면서 충전 스테이션으로 기어들어가더군요. 녀석의 그 앙증맞은 뒤태를 보니 또 밉지는 않네요.
이웃님들은 오늘 어떤 할로윈 밤을 보내고 계신가요? 혹시 여러분 댁의 AI 스피커나 냉장고도 밤마다 혼자 중얼거리진 않나요?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10월의 마지막 밤에 느끼는 낭만과 온기만큼은 기계한테 뺏기지 말자고요. 오늘 밤만큼은 스마트폰 조금 내려놓으시고, 곁에 있는 가족이나 친구 손 한번 꼭 잡아보시길 바랍니다. 날씨가 제법 쌀쌀하니 다들 감기 조심하시고요! 🍵🍁
20년 차 블로거는 내일 또 알찬 이야기 보따리 싸들고 오겠습니다. 공감과 댓글은 이 늙은 블로거의 무릎 관절에 아주 큰 힘이 됩니다! 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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