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이 깊어지고 시월의 끝자락이 다가오면 유독 가슴 한구석을 먹먹하게 만드는 이름이 있습니다. 바로 영원한 마왕, 고 신해철 님인데요. 최근 고인의 기일을 맞아 록의 전설 김종서 님이 전한 가슴 시린 일화가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습니다. 오랜 친구이자 동료였던 두 사람이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서로 반목했던 숨겨진 이유, 그리고 극적인 화해와 허망하게 끊겨버린 마지막 약속에 관한 이야기입니다.사건의 발단은 과거 한 방송사의 밴드 경연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당시 김종서 님은 날카로운 기준을 제시해야 하는 심사위원을 맡았고, 신해철 님은 참가 팀을 이끄는 프로듀서이자 감독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김종서 님은 친분을 떠나 음악적 결과물만을 보고 냉정하게 평가를 남겼는데, 이 직언이 창작자로서 온 힘을 쏟던 신해철 님에게는 큰 서운함으로 다가왔다고 합니다. 한 시대를 풍미한 두 음악 거장의 뜨거운 자존심과 고집이 부딪치며 두 사람의 관계는 무려 7년간이나 차갑게 얼어붙게 되었습니다.오랜 침묵의 벽을 허문 결정적인 주인공은 바로 두 사람 모두와 각별한 인연을 이어오던 서태지 님이었습니다. 마음 깊은 곳에선 서로를 향한 미움이 없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던 서태지 님의 따뜻한 중재 덕분에 두 사람은 마침내 극적인 화해를 이루어냈습니다. 7년의 공백이 무색할 만큼 두 사람은 곧바로 공동 음악 프로젝트에 착수했고, 녹음까지 완벽하게 마치며 가요계를 뒤흔들 대형 프로젝트를 야심 차게 준비했습니다.그러나 운명은 너무나도 잔인했습니다. 본격적인 행보를 논의하기로 약속했던 날, 신해철 님은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못했습니다. 서태지 님을 통해 배가 아파 잠시 병원에 진찰을 받으러 갔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지만, 그것이 이 세상에서 나눈 마지막 연락이 되고 말았습니다. 김종서 님은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허망하게 떠날 수 있는지 믿기지 않았다며, 대체 무엇 때문에 그 오랜 세월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았는지 깊은 자책과 미안함이 남는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당시의 먹먹한 심경과 생생한 고백은
유튜브 채널 웃다가 영상을 통해 직접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단단한 자존심 때문에 아까운 시간을 흘려보냈던 두 레전드의 사연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관계에 대한 깊은 울림을 전합니다. 이번 주말,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청춘의 목소리를 다시금 추억하고 싶다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에 위치한 신해철 거리를 천천히 걸어보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골목길을 따라 고인의 철학과 노래 가사, 따뜻한 조형물이 어우러져 있어 조용히 사색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입니다.신해철 거리를 편안하게 둘러보시려면 햇살이 부드럽게 내리쬐는 오후 1시에서 3시 사이가 가장 좋습니다. 인근 주택가 골목은 통행이 협소하므로 수내동 공영주차장에 여유 있게 차를 대고 도보로 이동하시는 편이 쾌적합니다. 거리 주변에는 아늑한 로스터리 카페들이 자리 잡고 있어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고인의 명곡들을 이어폰으로 감상하며 1만 원 안팎의 소박한 예산으로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기에 더없이 훌륭한 산책 코스입니다.가까운 이에게 전하지 못한 미안함이나 망설여지는 화해의 말이 있다면 오늘 먼저 따뜻한 안부 한마디를 건네보는 것은 어떨까요. 긴 방황 끝에 결국 음악으로 화해했던 두 사람의 못다 한 노래처럼, 시간은 우리를 마냥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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