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따, 세월 참 빠릅니다.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2026년 9월 24일 목요일.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니, 20년 전 이맘때 처음 블로그 스킨 꾸미며 밤새던 시절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여러분, 저 진짜 블로그 오래 했잖아요? 2006년에 200만 화소 똑딱이 디카로 맛집 사진 찍어서 올리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2026년입니다. 강산이 두 번 변하는 동안 스마트폰이 세상을 뒤집고, 길거리엔 자율주행차가 굴러다니며, 하늘엔 에어택시가 날아다니는 시대가 왔습니다. 심지어 요즘은 AI가 블로그 글도 기가 막히게 대신 써준다면서요? 하지만 역시 이 끈적끈적하고 '사람 냄새' 풀풀 나는 구어체 수다만큼은 기계 따위가 절대 못 따라온다고 자부하는 1인입니다. (뭐, 걔네들이 아무리 똑똑해도 20년 산전수전 겪은 짬바는 없으니까요! ㅋㅋㅋ)
자, 각설하고! 요즘 맘카페랑 테크 커뮤니티 양쪽에서 아주 난리 난 그 물건, 드디어 제 주방에도 입성했습니다. 일명 '4대 이모님'의 끝판왕, AI 요리 로봇 '셰프-봇 V3'입니다. (광고 절대 아님. 제 비상금 통장 영혼까지 털어서 산 피 같은 내돈내산입니다 😭)
식기세척기, 로봇청소기, 의류건조기까지는 그냥 '편리함'의 영역이었다면, 이건 말 그대로 '혁명'입니다. 설치 기사님이 싱크대 옆에 떡하니 세팅해 주시는데, 처음엔 솔직히 쫄았습니다. 무슨 터미네이터 팔뚝 같은 게 내 주방에 떡하니 버티고 있으니, 밥 하다가 잔소리하면 등짝 스매싱 날리는 거 아닌가 싶고요 ㅋㅋㅋ 메탈릭한 바디에 카메라 눈이 빤히 쳐다보는데, 마치 '주인아, 너 칼질 좀 하냐?'라고 묻는 것 같더군요.
대망의 첫 요리는 한국인의 소울푸드, '돼지고기 김치찌개'로 가봤습니다. 소파에 누워서 스마트 안경 낀 채로 '헤이 셰프, 김치찌개 얼큰하게 끓여줘'라고 말했죠. 그랬더니 이 녀석이 냉장고와 연동된 비전 AI로 남은 식재료를 스캔하더니 제 스마트폰으로 알림을 보냅니다.
[주인님, 삼겹살 유통기한이 어제부로 만료되었습니다. 장을 안 보셨군요. 폐기하시겠습니까? 대신 찬장에 있는 참치 통조림으로 대체할까요?]
와... 순간 소름이 쫙 돋았습니다. 내 마누라도 안 챙기는 유통기한을 로봇이 팩폭과 함께 챙겨주다니요! (여보 미안🤣) 결국 참치 통조림으로 우회해서 요리를 시작했습니다. 지잉- 윙- 치이익! 파 썰고 마늘 다지는 칼질 솜씨가 우리 동네 30년 전통 짬뽕집 주방장님 뺨을 두 번 칠 정도입니다. 1mm 오차도 없는 칼질에, 인덕션 불 조절까지 아주 기가 막히게 스무스하더라고요.
근데 여기서 제가 빵 터진 포인트가 있습니다. 이 녀석이 '최적의 건강 레시피' 운운하면서 조미료를 절대 안 넣으려고 버티는 겁니다. 아니, 찌개는 MSG 맛 아닙니까?! 제가 몰래 마법의 가루(다시다) 한 꼬집 쓱 넣으려니까, 동작 인식 카메라로 제 손을 스캔하고는 삐- 소리와 함께 '나트륨 일일 권장량을 초과합니다. 건강을 위해 멈춰주세요'라고 경고음을 냅니다. 아 놔, 2026년에는 내 돈 주고 산 기계한테 짠 거 먹지 말라고 잔소리를 듣는 세상이 올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결국 관리자 세팅 들어가서 '건강 모드' 강제 종료하고 '할머니 손맛 모드(조미료 팍팍 허용)'로 해킹(?)해버렸습니다. ㅋㅋㅋ 역시 찌개는 엠에스지 아닙니까, 여러분!
그렇게 완성된 찌개의 맛은 어땠을까요? 솔직히... 기가 막힙니다. 백종원 선생님 레시피 데이터를 통째로 딥러닝 했다더니, 완벽한 온도와 타이밍으로 끓여내서 김치가 아주 푹 익어 입에서 살살 녹더군요. 당장 집 앞에 백반집 차려도 될 판입니다.
그런데 참 사람 마음이 간사하고 신기하죠. 너무 완벽하니까 왠지 모르게 서운한 이 묘한 기분. 옛날에 어머니가 찌그러진 양은 냄비 째로 식탁에 툭 던져주시던, 짤 때는 물 붓고 싱거울 땐 굵은소금 팍팍 치면서 대충 간을 맞추던 그 '오차율 200%'의 인간적인 찌개가 살짝 그립기도 했습니다. 완벽한 AI가 채워주지 못하는 그 1%의 빈틈, 아마 그게 우리가 말하는 '정(情)'이 아닐까 싶네요. 캬~ 오늘 저 좀 감성적이지 않습니까? 가을 제대로 타나 봐요 🍂
블로그 20년 하면서 별의별 IT 테크 기기를 다 리뷰해 봤습니다.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 사람들은 '이거 쓰면 바보 된다' 했고, 메타버스니 챗GPT니 할 때는 '인간이 설 자리가 없어진다'며 난리였죠. 하지만 기술은 결국 우리를 더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도구일 뿐입니다. 로봇 팔이 찌개를 끓여주는 그 30분 동안, 저는 사랑하는 가족과 오늘 하루 어땠는지 눈을 맞추며 대화할 수 있었고(물론 5분 얘기하고 각자 스마트폰 봤습니다만 🤣), 남는 시간에 이렇게 여러분께 썰을 푸는 찰진 블로그 글도 쓸 수 있으니까요.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그 기술로 아낀 '소중한 시간'을 누구와 어떻게 보낼 것인가는 결국 우리 인간의 몫인 것 같습니다.
자, 오늘의 20년 차 고인물 총평 들어갑니다! '셰프-봇 V3' 살까 말까 고민하시는 분들?
사세요. 두 번 사세요. 마이너스 통장 뚫어서라도 사세요. 테크계의 진리이자 불문율이 '1세대는 무조건 걸러라'잖아요? 2026년형 3세대쯤 되니까 잔고장도 없고 이제 진짜 요물입니다. 삶의 질이 수직 상승합니다. 다만, 저처럼 짜고 맵고 자극적인 거 좋아하시는 분들은 반드시 저처럼 '건강 모드' 끄셔야 스트레스 안 받습니다. 안 그러면 매일 로봇이 차려주는 닭가슴살 샐러드 강제 다이어트 식단 먹게 됩니다 ㅋㅋㅋ
오늘 하루도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살아내신 우리 이웃님들,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세상이 번개처럼 변하고 로봇이 밥까지 해주는 2026년 최첨단 시대지만, 여러분과 나누는 이 쫀쫀한 소통만큼은 변치 않을 겁니다. 아침저녁 일교차가 심한데 겉옷 꼭 챙기시고 감기 조심하시고요. 로봇이 밥은 해줘도 약은 안 먹여주니까 건강은 스스로 잘 챙기자고요!
여러분의 공감 버튼과 따뜻한 댓글 한 줄은 이 늙은 블로거의 굽은 척추와 관절을 춤추게 합니다. 다음에도 기가 막힌 꿀템이나 세상 돌아가는 재밌는 썰 들고 찾아오겠습니다. 다들 굿밤 되세요! 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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