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장 이창동 감독이 2018년 개봉했던 '버닝' 이후 무려 8년 만에 신작 '가능한 사랑'으로 돌아왔습니다. 오늘 9월 12일 막 전해진 베니스 국제영화제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 수상이라는 반가운 낭보는 전 세계 영화 팬들의 마음을 벅차게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 6일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리도섬에서 열린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첫 상영 당시, 엔딩 크레딧이 채 다 올라가기도 전에 터져 나온 박수갈채는 무려 7분 이상 이어졌습니다. 객석을 가득 채운 1032명의 관객이 보내는 뜨거운 기립박수 속에서 주연 배우 설경구와 조인성은 끝내 참았던 눈물을 보이며 서로를 끌어안았다고 합니다. 2002년 '오아시스'로 감독상을 거머쥔 이후 무려 24년 만에 베니스 경쟁 부문에 진출해 압도적인 찬사를 받고 있는 이 작품이 과연 어떤 깊이로 평단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그리고 우리가 이 귀한 영화를 어떻게 맞이하고 즐기면 좋을지 하나하나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영화 '가능한 사랑'은 해고 노동자 부부와 부유한 다큐멘터리 감독 부부라는, 일상에서는 결코 마주칠 일 없는 전혀 다른 궤도의 두 세계가 충돌하며 빚어내는 미세하면서도 강력한 파열음을 담고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해고 과정에서 얻은 깊은 상처와 후유증에 시달리는 남편 호석과 그의 곁을 지키는 아내 미옥 역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 설경구와 전도연이 맡았습니다. 이들은 밑바닥까지 추락한 삶의 무게를 처절하고도 생생한 호흡으로 그려냅니다. 반면 이들의 위태로운 삶을 다큐멘터리 카메라에 담으려는 예지와 그녀의 남편 상우 역은 조여정과 조인성이 연기하며, 극명한 계급 차이에서 오는 서늘하고 날카로운 긴장감을 불어넣습니다. 이창동 감독 특유의 문학적이고 집요한 시선은 단순히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대비를 보여주는 얄팍한 사회 고발에 머물지 않습니다. 모든 것이 불타버려 텅 빈 대지 위, 정의와 신의마저 희미해진 절망의 끝자락에서 과연 인간은 타인을 온전히 이해하고 다시 사랑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묵직하고도 근원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해외 유력 매체와 평단에서 이 영화를 두고 그믐달 같은 짙은 절망을 뚫고 나와 보름달 같은 찬란한 희망으로 인간의 품위를 비춘다고 극찬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특히 이 작품은 기획 단계에서 상업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국내 투자사들의 뼈아픈 외면을 받아야 했지만, 넷플릭스와의 만남을 통해 결국 세상에 빛을 보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알려지며 묘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베니스 현지의 압도적인 분위기와 상영 직후의 벅찬 감동을 화면으로나마 직접 느껴보고 싶으시다면
유튜브에서 베니스 영화제 기립박수 및 현지 반응 영상을 검색해 찾아보시기를 적극 추천합니다. 긴 환호 속에서 뜨겁게 눈물 흘리는 배우들의 표정만 보아도 164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이들이 얼마나 지독하고 처절하게 각자의 캐릭터에 몰입했는지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영화가 품고 있는 방대한 서사와 입체적인 등장인물들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정보가 궁금하시다면 가능한 사랑 주요 시놉시스 및 정보 페이지를 미리 둘러보시는 것도 관람 전 훌륭한 예습 코스가 될 것입니다.그렇다면 전 세계 영화계가 이토록 주목하는 이 걸작을 우리는 언제,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요. '가능한 사랑'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유통되어 다가오는 11월 6일 전 세계 동시 스트리밍 공개를 앞두고 있습니다. 방구석에서 편안하게 시청하는 것도 좋겠지만, 이창동 감독이 공들여 빚어낸 미세한 빛과 그림자, 그리고 설경구, 전도연, 조인성, 조여정이라는 걸출한 배우들의 숨소리와 표정 변화를 온전히 체감하고 싶은 진정한 영화 팬이라면 반드시 스크린을 통한 극장 관람을 권장합니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넷플릭스 스트리밍 공개에 앞서 다가오는 9월 23일부터 일부 극장에서 선개봉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멀티플렉스의 대규모 일반 상영관보다는 예술영화 전용관이나 멀티플렉스의 아트하우스 같은 특별관을 중심으로 제한적인 편성이 예상됩니다. 따라서 개봉일 일주일 전부터 자주 이용하시는 예매 앱에 접속해 수시로 상영 시간표를 확인하시고 미리 명당자리를 선점하시는 부지런함이 필요합니다. 또한 2시간 44분에 달하는 164분의 긴 러닝타임은 관객의 입장에서도 만만치 않은 끈기와 집중력을 요구합니다. 몰입도 높은 서사의 흐름이 중간에 끊기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상영관 입장 전에는 반드시 화장실을 다녀오시고, 장시간 앉아 있어도 허리와 목에 부담이 덜 가는 상영관 정중앙 혹은 살짝 뒤편의 좌석을 선택하시는 것이 최고의 실전 관람 팁입니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깊어지는 가을, 단순히 시간을 때우기 위한 가벼운 킬링타임용 콘텐츠를 넘어 내면의 바닥까지 묵직하게 흔들어 깨우는 진짜 영화에 목마르셨다면 '가능한 사랑'은 그 완벽한 해답이 될 것입니다. 각자도생의 건조한 시대를 살아가며 모두가 외면하려 했던 상처를 기어코 끌어안고서, 결국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품위와 기적 같은 사랑의 가능성을 증명해 내는 거장의 묵직한 뚝심을 극장 스크린을 통해 직접 확인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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