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막이식
각막이란 눈의 가장 앞쪽에 위치한 투명한 조직으로, 안구 속이 어두워 겉보기에는 흔히 "검은 동자"로 불리지만 실제로는 인체에서 가장 투명한 조직입니다. 이런 투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각막은 다른 장기와 다른 몇 가지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각막에 혈관이 없어, 대기로부터 산소를 눈물을 통해 직접 공급받는다는 것입니다. 또한 각막의 가장 안쪽에는 내피세포층이 있으며, 이 세포들은 펌프 기능이 있어 각막 내부의 수분을 눈 안쪽으로 퍼내어 각막을 얇고 투명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각막이 혼탁해지면 빛이 제대로 통과하지 못하고, 각막의 형태도 변형되어 시력이 저하됩니다. 특히 각막내피층이 외상, 감염, 안구 내 수술 등으로 손상되어 내피세포의 수가 일정 수준 이하로 감소하면 각막부종이 생겨 각막이 불투명해지고 시력이 떨어집니다.

외상, 심한 염증, 또는 선천적인 이유 등으로 각막이 투명성이 손상되어 혼탁해지면(투명한 각막이 뿌옇게 됨), 시신경을 비롯한 눈의 다른 기능이 모두 정상이라 하더라도 심각한 시력장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각막혼탁을 약물이나 레이저 등으로 치료하기 힘든 경우에는 각막을 절제해내고, 기증받은 투명한 각막을 이식하는 수술인 각막이식을 통해 빛이 눈 속으로 잘 들어가도록 해야 합니다.
하지만 각막 이외에 망막질환, 시신경관련 장애, 또는 어려서 발생한 각막혼탁이나 사시 등에 의한 약시 등이 동반된 경우에는 각막이식을 해도 효과가 미미합니다. 이런 경우에 안구 전체를 이식하는 수술은 현재는 불가능합니다.

1. 광학적 목적
영구적인 각막혼탁, 부종, 변형 등으로 인해 현저한 시력저하가 발생하는 경우, 시력 개선을 위해 각막이식이 필요합니다. 이는 각막이식의 가장 흔한 적응증입니다.
1) 각막혼탁은 감염, 외상, 유전적 이상 등 다양한 질환으로 인해 각막에 흉터가 생긴 것입니다. 각막혼탁이 생기면 각막은 투명도를 잃고 빛이 잘 투과하지 못해 시력이 떨어집니다.
2) 각막부종 역시 각막의 투명도를 떨어뜨려 현저한 시력저하를 유발할 수 있으나, 각막혼탁과 달리 원인을 치료하면 정상으로 회복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각막내피세포 수가 현저히 감소하면 부종이 가라앉지 않고 각막 표면에 물집이 생기기도 하는데(수포각막병), 이러한 경우에는 각막내피세포층만 이식해도 다시 각막이 투명해질 수 있습니다.
3) 원추각막이나 외상 등으로 각막의 형태가 변형되면 심한 난시가 발생하여 시력이 심각하게 저하됩니다.
2. 안구 형태의 유지 목적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하여 각막에 구멍이 생기거나 과도하게 얇아져 구멍이 생길 위험이 있는 경우, 안구의 형태를 보존하기 위해 각막이식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즉각적인 수술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3. 치료 목적
세균, 곰팡이, 기생충 등에 의한 각막 감염이 약물로 치료되지 않을 경우, 원인을 제거하고 눈을 보존하기 위해 감염 부위를 도려내고 각막을 이식할 수 있습니다.
4. 미용 목적
드물게 각막혼탁을 제거하여 미용적으로 보다 자연스러운 결과를 얻고자 각막이식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혼탁이 있는 각막은 뿌옇게 회색이나 흰색으로 보이므로 미용적인 문제가 있고, 이 때문에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각막이식을 통해 다시 투명한 각막을 회복하여 검은 동자처럼 보이게 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병력청취를 통해 각막혼탁이나 부종의 원인과 시력회복 가능성을 파악합니다. 세극등현미경검사, 안압검사, 안저검사 등 기본적인 안과검사를 통해 각막혼탁이나 부종의 범위와 정도, 동반된 질환 유무(백내장, 녹내장, 황반변성, 망막박리 등)를 검사합니다.
각막혼탁이나 부종으로 망막이나 시신경이상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경우, 안구초음파검사, 망막전위도검사, 시유발전위검사 등을 통해 중대한 시력저하를 초래할 수 있는 망막, 유리체질환과 시신경이상 여부를 확인합니다. 또한 경면현미경검사와 각막두께검사는 남아 있는 내피세포의 수와 기능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각막이식은 국소마취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전신마취 하에서 시행됩니다. 수술 전에 혈액검사, 심전도, 가슴 엑스레이검사 등이 필요하며, 환자의 나이와 건강 상태에 따라 추가적인 검사를 할 수 있습니다.
1. 전체층각막이식(penetrating keratoplasty)
전체층각막이식은 각막의 5개층 전체를 이식하여 각막혼탁, 변형, 부종 등을 치료하는 수술 방법입니다. 일반적으로 각막전체층에 이상이 있는 경우 시행합니다. 수여자 각막의 중심 부위를 6~8 mm 직경의 원형으로 제거한 다음, 기증자의 각막에서 비슷한 크기의 투명하고 건강한 각막을 절제하여 환자의 각막에 봉합하여 고정합니다.
2. 층판각막이식(lamellar keratoplasty)
층판각막이식은 각막의 전체층을 이식하지 않고 일부만 이식하는 수술 방법으로, 비교적 정상적인 각막의 조직은 남기고 비정상적인 부분만 교체합니다. 즉 각막의 병변(혼탁 등)이 일부층에 국한된 경우, 각막의 앞쪽 또는 뒤쪽 일부 층판만 제거하고 동일한 부위의 기증각막을 이식합니다. 이식받는 조직의 양과 봉합을 최소화하여 거부반응, 난시 등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수술 방법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수술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최근 점차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이식하는 층에 따라 각막의 앞쪽을 치환하는 심부앞층판각막이식(deep anterior lamellar keratoplasty, DALK), 각막의 뒤쪽을 치환하는 데스메막박리자동내피각막이식(Descemet-stripping automated endothelial keratoplasty, DSAEK)과 데스메막내피각막이식(Descemet membrane endothelial keratoplasty, DMEK)이 주로 시행되고 있는 수술 방법입니다.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으로는 수술 부위의 감염(각막염, 안내염), 녹내장, 난시, 이식거부반응 등이 있습니다. 적절하고 신속한 치료에 따라 회복되는 경우가 많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치료가 잘 듣지 않으면 이식 실패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수술 전후 입원 기간은 수술 전 상태와 동반질환, 합병증 유무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5일 전후입니다. 퇴원 후에도 수주에서 수개월 간격으로 1년 이상 통원치료를 해야 합니다. 각막은 상처 회복이 느린 편이기 때문에 퇴원 후 수개월이 지난 뒤 난시 유무를 살펴가면서 단계적으로 봉합사(기증 각막을 고정시킨 수술용 실)를 제거합니다.
수술 후 약 한 달 간은 심한 운동이나 육체노동을 삼가며 안정을 취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회복 과정 동안 항생제와 스테로이드 안약을 점안해야 하며, 바이러스에 의한 각막혼탁이 원인이라고 생각되는 경우에는 원인 질환의 재발을 막기 위하여 항바이러스 제제를 장기간 복용하기도 합니다.
시력 예후는 원인 질환과 눈의 상태에 따라 많은 차이를 보이지만, 나안시력으로 0.5 이상을 보게 되는 경우는 20% 미만입니다. 각막이식이 성공해도 수술 후 굴절이상으로 인해 나안시력이 떨어질 수 있으며, 이러한 경우에는 안경, 콘택트렌즈, 레이저굴절교정수술 등으로 교정할 수 있습니다. 동반된 질환에 따라 백내장, 녹내장 수술 등 추가 수술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이식된 각막이 수술 후 합병증이나 거부반응 없이 환자의 각막에 1년 동안 생착되는 성공률은 80~90%, 5년 성공률은 약 60~70% 정도로 비교적 높다고 할 수 있으나, 수술 전의 원인 질환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납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성공률이 낮게 보고되고 있습니다.
• 수여자(이식을 받는 환자) 각막에 혈관이 많이 자라 들어간 경우
• 이전 이식에 실패한 눈(재이식)
• 공여각막의 크기가 큰 경우
• 수여자 각막 주변부에 손상이 많을 경우
• 소아 환자 등
각막이식수술 후 합병증이나 거부반응이 발생하여 이식된 각막이 투명도를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 다른 기증 각막으로 재수술이 가능합니다. 이식된 조직에 대한 거부반응은 수술 후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생길 수 있으며, 이는 이식 실패의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갑자기 발생한 시력저하와 함께 눈이 빨개지고 불빛에 눈부신 증상 등이 생겼다면 거부반응 가능성이 있으므로, 빨리 안과에 내원해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이식거부반응은 초기에 강력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며, 치료 시기를 놓치면 손상된 각막은 회복되지 못하고 혼탁과 부종이 다시 발생하게 됩니다. 또한 이식된 각막편은 수여자의 각막에 붙어 있다 하더라도, 자연 상태처럼 단단하게 붙지 않아 작은 충격에도 이음새가 벌어지거나 파열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각막이식 받은 눈은 다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1. 한국외안부학회. (2013). 각막 (제3판). 일조각.
2. Mark J Mannis, Edward J Holland. (2017). Cornea (4th ed.). Elsevier.
<우리나라 안구이식 현황>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에서는 각막은 물론, 윤부(각막과 결막의 경계부위)와 공막(결막 아래의 하얗고 단단한 부분)이식까지 포함해 안구이식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집계한 통계에 의하면 2019년 한 해 동안 국내에서는 1100건(각막 896건, 공막 184건 포함)에 가까운 안구이식이 시행되었고, 보건복지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기증자에 의해 시행된 안구이식 건수는 매년 꾸준히 감소하고 있어 2019년에는 306건(뇌사 206건, 사후 100건)에 불과해 안구 기증자의 수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실제 우리나라의 안구이식대기자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2019년 현재 약 2300명이 안구이식대기자로 등록되어 있고 평균대기일은 2939일로 약 8년을 기다려야 국내 기증자가 공여한 각막으로 수술을 받을 수 있습니다(2019년도 장기등 이식 및 인제조직 기증 통계연보, 보건복지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 따라서 많은 경우에 안구의 공급을 외국 안은행을 통한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다른 장기와 달리 안구는 뇌사 상태뿐 아니라 사망 후에도 기증이 가능하고, 조직적합성을 고려하지 않아도 이식이 가능하기 때문에 안구를 기증하면 각막질환으로 실명한 사람에게 새로운 빛을 줄 수 있습니다. 다만 사망 후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안구를 적출해서 각막을 보존해야 합니다. 따라서 평소에 안구기증의사를 가족과 주변에 알리고 기증서약서를 써두면 시력을 잃은 사람들에게 소중한 희망을 남겨줄 수 있습니다.
<희망의 씨앗>
희망의 씨앗은 장기·인체조직·조혈모세포·혈액 등의 나눔을 뜻하는 생명나눔 통합브랜드입니다. 희망의 씨앗은 씨앗에서 새로운 싹이 돋아나는 모습을 형상화하여 장기·인체조직·조혈모세포·혈액 등 생명자원을 통하여 새로운 생명의 희망이 싹트는 것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두 갈래의 새싹이 돋아나는 모습은 기증하는 사람의 사랑과 받는 사람의 희망이 결합되어서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형상을 이미지화한 것이며 뻗어 나가는 씨앗의 색상은 나눔의 확산을 의미합니다. Red 컬러는 끊임없는 사랑, 따뜻한 정, 아낌없이 주는 마음, Green 컬러는 새로운 생명, 희망, 의욕, 가능성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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