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소아)
폐렴은 종말세기관지 아래 폐실질에 염증이 생기는 병입니다. 소아폐렴은 소아에서 관찰되는 폐렴을 말하는데, 성인의 폐렴과는 원인 질환과 임상 양상이 다릅니다. 소아청소년과 진료에서는 기침이나 가래 등 호흡기 증상을 보이면서 발열이 동반되는 경우, 방사선 촬영 없이 임상적 소아천식이란 진단을 붙이기도 합니다. 대부분 감염성 폐렴인데 연령에 따라 원인 병원체가 다르므로 경과나 결과도 다릅니다. 학동기(초등학생 시기)에는 마이코플라스마에 의한 비정형폐렴이 매우 중요합니다. 임상 양상과 방사선 소견을 근거로 진단을 내리지만, 병원체를 규명하는 것이 치료 방침 결정에 중요합니다. 치료는 병원체에 특이적인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이며, 보존적 치료로 회복을 앞당길 수 있습니다. 동반 증상과 합병증 역시 적절히 평가해야 합니다.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사람 많은 곳에 가지 않는 등 예방에 힘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폐렴은 호흡기계에서 가스 교환이 이루어지는 부분 즉, 종말세기관지 아래 호흡세기관지, 폐포관, 폐포낭 및 폐포로 구성된 폐실질에 염증이 생기는 병입니다. 소아폐렴은 소아에서 관찰되는 폐렴을 말하는데, 성인의 폐렴과는 원인 질환과 임상 양상이 다릅니다. 소아청소년과 진료에서는 기침이나 가래 등 호흡기증상을 보이면서 발열이 동반되는 경우, 방사선 촬영 없이 임상적 소아천식이란 진단을 붙이기도 합니다.
진단명으로서의 폐렴은 다양한 범주의 병적 상황을 가리킵니다. 따라서 소아폐렴은 분류 기준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증상에 따라 정형(일반)폐렴과 비정형폐렴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폐렴에 걸리면 기침과 가래, 열, 흉막성 흉통과 호흡곤란 등이 함께 혹은 뒤이어 나타납니다. 그러나 비정형폐렴에서는 열, 두통, 인후통, 근육통 등 감기와 같은 증상으로 시작하고, 가래가 없는 마른기침이 주증상이며, 흉골 부분의 통증과 호흡곤란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반면 객혈과 흉막성 흉통은 드뭅니다. 폐 외 증상도 드물지 않게 동반됩니다.
소아폐렴은 침범한 해부학적 부위에 따라 대엽(혹은 소엽)폐렴과 기관지폐렴, 간질폐렴으로 분류할 수 있으나 구분이 아주 명확하지는 않습니다. 폐의 특정 엽 전체(대엽폐렴) 혹은 일부(소엽폐렴)를 침범하면 대엽(혹은 소엽)폐렴이라 부릅니다. 반면 하기도의 폐포 주변 결체조직을 주로 침범하는 폐렴은 간질폐렴이라 부릅니다. 간질폐렴은 흉부영상에서 모래를 흩뿌린 것 같은 망상형 침범이 특징적입니다. 기관지폐렴은 소엽폐렴과 간질폐렴이 기관지를 따라 여기저기 흩어져 있습니다. 흉부영상에서 군데군데 반점 모양의 침범이 기관지 주행을 따라 관찰됩니다.

폐렴은 역학적 요인에 따라 지역사회획득폐렴과 원내폐렴으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지역사회에서 흔한 원인 병원체는 일부 바이러스와 세균, 마이코플라스마 등으로, 대체로 면역이 정상인 아이들에게 폐렴을 일으킵니다. 원내폐렴은 입원 후 48시간 이상 지난 환자에서 발생한 폐렴으로, 일부 세균(슈도모나스, 황색포도상구균, 대장균, 혐기성균 등)이 주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주로 면역이 떨어진 환자에서 폐렴을 일으킵니다.
폐렴은 발병 원인에 따라 감염성 폐렴과 비감염성 폐렴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감염성 폐렴의 흔한 병원체나 비감염성 폐렴의 원인 물질은 연령에 따라 나뉘는 경향이 있습니다.
폐렴을 원인에 따라 분류하면 크게 감염성 원인과 비감염성 원인으로 나뉩니다.
1. 감염성 원인
먼저 감염성 원인은 특정 병원체에 감염되어 발생한 것으로, 정상인에서 발견되지 않을 병원체가 호흡기 검체에서 발견되면 진단할 수 있습니다. 소아폐렴을 일으키는 병원체로는 바이러스와 세균, 마이코플라스마가 가장 흔하며, 곰팡이와 주폐포자충, 기생충, 리케차, 클라미디아 등도 드물지만 폐렴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1) 바이러스 폐렴
신생아를 제외하고 소아와 청소년에서 가장 흔한 폐렴의 원인입니다. 대표적 바이러스로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espiratory-Syncytial virus, RSV), 아데노바이러스,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보카바이러스 등이 있습니다. 특히 RSV 폐렴을 주목해야 합니다. 이는 영아기 폐렴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종종 무호흡을 동반하고, 증상이 좋아진 후에도 천식의 발병 위험을 높이기 때문입니다. 각 바이러스는 연중 유행 시기와 호발 연령, 임상적 중증도와 경과에서 차이를 나타냅니다. 일반적으로 소아폐렴은 늦가을에서 초봄 사이의 추운 계절에 흔하고, 2~3세에 가장 많이 발생하며, 성장하면서 발생률이 줄어듭니다.
2)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유치원이나 학교를 다니는 어린이들에서 가장 흔히 관찰되는 폐렴입니다. 발생 빈도가 높아 5~9세 어린이에서는 전체 폐렴의 33%를, 9~15세 어린이에서는 전체 폐렴의 70%를 차지합니다. 호흡기 분비물을 통해 퍼지며, 잠복기는 12-14일 정도입니다. 매 3~4년마다 대유행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유행 시기는 주로 늦여름인데, 유행하지 않는 해는 가을과 겨울에 약간 더 발생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3) 세균 폐렴
이전에 건강하던 어린이에서 세균 폐렴이 일차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주로 면역결핍증이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던 아이들에서 관찰됩니다. 세균 폐렴은 바이러스 폐렴에 걸려 분비물 제거 능력이 떨어진 경우, 상피 손상이나 정상적인 섬모운동 장애 등 가래 배출에 지장이 생기는 경우, 기타 폐기능이 떨어진 경우 등에 합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균 폐렴이 자주 재발하거나 드문 균주에 의해 감염되는 경우, 면역결핍증이나 기관지 기형, 섬모운동 이상증이나 기관지 확장증 등의 동반 질환이 있는지 의심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균주로 폐렴구균, 포도상구균, 인플루엔자균 등이 있습니다. 폐렴구균 폐렴은 소아 세균 폐렴의 가장 흔한 원인이지만, 예방접종이 늘면서 최근 감소하고 있습니다. 인플루엔자균 폐렴은 4개월부터 4세 사이에 주로 생기며, 대부분 겨울과 봄에 나타납니다. 폐렴구균보다 서서히 발병하고 더 오래갑니다. 포도상구균 폐렴은 증상이 심하고 빠르게 진행합니다. 70%가 1세 미만 영아에서, 바이러스 질환을 앓고 난 후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2. 비감염성 원인
비감염성 원인에 의한 폐렴은 감염성만큼 흔하지 않으나 만성 혹은 재발성 경과를 보이는 소아폐렴 환자에서 드물지 않게 발견됩니다. 폐에 들어가는 모든 물질이 폐렴을 일으킬 수 있으나 전통적으로 음식물의 지속적 흡인과 알레르기, 약물 등이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방사선이나 화학물질에 노출되거나 자가면역질환에 의해서도 비감염성 폐렴이 생길 수 있습니다.
소아폐렴을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병원체 자체에 의한 호흡기계 손상과 전신상태 저하에 따른 탈수로 인해 생명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초기에 적절히 치료하면 대부분 후유증을 남기지 않고 회복됩니다. 폐렴에 걸렸을 당시 농흉이나 기흉 등 합병증이 동반된 경우, 폐렴이 나은 뒤에도 해당 부위에 흔적처럼 섬유화가 남습니다. 일부 병원체(아데노바이러스, 인플루엔자바이러스, 홍역, 마이코플라스마 등)는 폐렴을 일으키고 사라지는 과정에서 후유증으로 폐쇄세기관지염을 남기기도 합니다. 폐렴이 반복되는 환자에서는 기관지확장증이 나타나 진행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폐렴을 심하게 앓은 경우, 후유증을 확인하고 대처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외래 추적관찰이 필요합니다.
1. 폐렴의 병태생리
호흡세기관지와 폐실질에 병원체가 침범하여 염증이 생기는 것이 폐렴의 시작입니다. 폐조직이 손상되면 가래가 더 많이 생성되고, 잘 빠지지 않아 폐 안에 고입니다. 결국 손상받은 폐조직은 병원체가 자라기 좋은 환경이 되어 염증을 일으키고 폐를 망가뜨리는 악순환을 밟게 됩니다. 손상 정도가 큰 경우,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산소를 받아들이는 본래의 기능이 방해받아 호흡부전, 빠른 호흡, 저산소증이 나타납니다.
2. 소아의 불리한 점
소아의 경우 기도의 지름이 작고 가래 배출의 측부 순환로가 잘 발달되지 않아서, 심하지 않은 염증에도 기관지가 가래로 쉽게 막힐 수 있습니다. 폐렴이 발생하면 가래 배출이 원활치 않아 폐허탈도 쉽게 오는 등 쉽게 악순환에 빠지기도 합니다.
폐렴은 전 세계적으로 소아 사망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감염 질환입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에 따르면 매년 5세 미만 소아 중 약 70만 명 이상이 폐렴으로 사망하며, 이는 하루에 약 2,000명의 어린이가 폐렴으로 사망하는 것과 같습니다.
국내 자료로 통계청의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폐렴은 전 연령대 합쳐 인구 10만 명당 57.5명으로 사망율 기준 3위에 해당하는 질환입니다. 건강보험공단 심사평가원의 보고에 따르면, 전 연령대에서 ‘폐렴’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23년 기준 약 116만명입니다. 특히 소아 폐렴 환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이 학령기(6~12세) 어린이들을 중심으로 크게 유행하고 있습니다.
폐렴에 걸리면 가래와 기침, 빠른 호흡,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납니다. 병원성이 강한 폐렴은 전신 감염을 일으키기 때문에 고열과 피로감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폐렴으로 인해 가스교환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숨을 쉬어도 가슴이 답답하고, 빠르게 숨 쉬려고 하면 끙끙거리게 됩니다. 심해지면 산소포화도가 떨어지기도 합니다. 흉막이 자극되면 기침이 나오는데, 심한 경우 가슴에 통증을 느낍니다. 비정형폐렴의 경우, 폐렴의 전형적 증상 중 일부가 관찰되지 않습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의 경우 가래 없이 마른기침만 자지러지게 합니다. 주폐포자충 폐렴의 경우 기침을 크게 하지 않는 대신 숨을 빠르게 쉬고 저산소증이 더 잘 나타납니다.
소아폐렴은 전형적 임상 증상과 흉부방사선 소견을 근거로 진단합니다. 폐부위에 침윤이 관찰되면 폐렴으로 진단하는데, 침윤의 양상을 기반으로 대엽폐렴, 기관지폐렴, 간질폐렴으로 구분합니다. 호중구감소증 환자나 탈수가 심한 사람은 폐렴에 걸렸어도 간혹 폐침윤이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 임상증상이 전형적이라면 일정 시간 간격으로 흉부방사선을 다시 촬영하면 추후에 침윤이 관찰되기도 합니다. 임상적으로 "세균 폐렴의 진단기준"을 만족하면 세균 폐렴의 치료를 위해 경험적 항생제를 미리 시작하기도 합니다. 기준은 38.3도 이상의 고열, 흉부방사선에서 폐침윤 발견, 화농성 기관 및 기관지분비물, 백혈구의 증가 혹은 감소, 항균제 사용 후 임상적 호전 등입니다.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을 찍으면 폐렴의 침범 부위를 확인할 수 있으며, 중증도를 파악하고 원인을 유추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결정적 단서를 많이 얻을 수 있습니다. 혈액검사로 염증세포의 수와 비율, 염증 관련 단백량, 혈액 내 산소나 이산화탄소 농도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자체만으로 염증이 폐에 있다고 확진할 수는 없지만, 폐렴이 맞다면 폐렴의 중한 정도를 파악하는 데 매우 유용합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확진된 환자에서 항체가가 단기간에 4배 이상 상승하면, 마이코플라스마가 폐렴의 원인임을 시사합니다. 감염의 원인을 찾고자 혈액이나 호흡기 검체 배양검사를 같이 시행하기도 합니다. 배양 검사는 가장 확실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에는 진단에 필요한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호흡기 검체에서 병원체의 항원 성분이나 DNA를 찾는 검사를 흔히 시행합니다.
일반적인 바이러스 폐렴은 3~7일 후 저절로 낫습니다. 세균 폐렴은 원인 세균에 알맞은 항생제를 적절히 사용하면 3일 이내에 열이 떨어지고, 일주일 사이에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확연히 감소합니다. 면역결핍이 있는 아이가 입원 폐렴에 걸린 경우, 항생제와 항바이러스제, 항진균제 등을 조기에 공격적으로 투여해야 합니다. 면역 기능이 정상인 아이는 대개 전반적 몸 상태가 질병 회복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물을 많이 마시고 잠을 많이 자는 등 휴식을 충분히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폐렴을 일으킨 병원체의 종류에 따라 적절한 화학요법(항생제나 항진균제)을 사용합니다. 면역이 정상인 어린이는 보존적 치료만으로 바이러스 폐렴을 충분히 이겨내므로 항바이러스제 사용을 권하지 않습니다. 한편 면역이 저하된 환자는 거대세포바이러스나 주폐포자충폐렴에 걸릴 위험이 높고, 걸리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어, 의심되는 경우 적극적인 화학요법으로 치료합니다.
그 외에도, 가래 배출을 돕는 약제를 투약하거나 수액을 충분히 공급하면 빨리 회복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기관지확장제나 항염증제, 흡입용 거담제는 기침 능력이 저하된 일부 환자에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침 능력이 충분하고, 이전에 건강했던 소아폐렴 환자는 이러한 치료가 필요 없을 수도 있으므로 진료 시 상담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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