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변흡입증후군
정상적으로 태변은 출생 후에 배출됩니다. 하지만, 급성 또는 만성 저산소증이나 감염 등으로 태아가 자궁 내에서 많이 힘든 경우(가사, distress)에는 부교감 신경이 활성화되어 태아의 장 운동이 빨라지고 항문 근육의 힘이 약해지면서 태변이 양수로 배출될 수 있습니다. 이때는 호흡도 힘들어져 헐떡이게 되는데(gasping), 이때 태변이 포함된 양수가 기도로 들어갑니다. 태변은 기도를 직접적으로 막을 뿐만 아니라, 폐 표면 활성제의 생성이나 기능을 화학적으로 억제하므로 호흡 곤란의 원인이 됩니다.
양수에 태변이 섞여 있고 인공호흡기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호흡이 곤란한 아기들은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치료받습니다. 대부분 72시간 내에 회복되고 장기적으로 폐기능에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뇌 손상 등 합병증이 동반된 경우에는 그에 따른 후유증이 남을 수 있습니다. 또한 태변흡입증후군 아기는 태변이 귀에 들어가 이후에 중이염이 잘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1. 기도 막힘
아기가 태변이 있는 양수를 들이마시면 태변이 기도를 막을 수 있습니다. 이때 두 가지 방식으로 막힘 증상이 나타납니다. 첫째, 기도가 완전히 막히면 막힌 부분 뒤로 공기가 들어가지 못합니다. 따라서 폐가 공기 빠진 풍선처럼 펴지지 않고, 호흡에 문제가 생깁니다. 둘째, 기도가 일부만 막히면 마치 한쪽 방향으로만 열리는 문처럼 공기를 들이마실 때는 기도가 열리지만 숨을 내쉴 때는 닫혀버립니다. 따라서 공기가 빠져나오지 못하고 쌓여 폐가 팽창하다가 마치 풍선이 터지듯 공기가 폐 밖으로 새어 나오게 됩니다. 이를 기흉이라고 하는데, 태변흡입증후군의 10~30%에서 발생합니다.
2. 폐의 염증
태변을 흡인한 아기들의 기관 흡인액을 조사하면 여러 가지 염증 촉진 인자가 증가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염증을 유발하는 물질(사이토카인)과 염증 세포가 증가하면 폐 기능이 떨어집니다.
3. 폐 표면 활성제의 억제
숨쉴 때 폐가 잘 펴지는 이유는 ‘폐 표면 활성제’라는 물질이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태변을 흡인하면 위에서 말한 염증 물질 등에 의해 폐 표면 활성제를 생산하는 세포가 파괴되어 생산이 줄어들고, 기존에 만들어졌던 활성제의 기능도 떨어집니다. 결국 폐가 잘 펴지지 않고 산소 교환이 어려워져 우리 몸의 산소 농도가 정상보다 낮은 저산소증이 발생합니다.
4. 폐혈관의 수축
폐혈관은 심장에서 폐로 나가는 폐동맥과 폐에서 심장으로 들어오는 폐정맥이 있습니다. 이 혈관들이 수축하면 우리 몸을 흐르는 피와 새로 들어온 공기 사이의 가스 교환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저산소증이 발생하며 호흡곤란이 심해집니다. 아기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는 폐동맥 혈압이 높은 편이지만 출생과 함께 압력이 떨어져서 피가 쉽게 폐로 들어가는데, 태변흡입증후군 등으로 인해 폐동맥이 수축하면 피가 폐로 잘 가지 않는 ‘지속성 폐고혈압’이 생깁니다. 태변흡입증후군에서 폐혈관이 왜 수축하는지 정확한 이유는 아직 모르지만 태아나 신생아기의 저산소증과 태변이 들어왔을 때 폐에서 나오는 반응 물질들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삭아 또는 과숙아에서 흔히 발생하지만 국내의 정확한 통계는 아직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양수의 태변 착색은 전체 분만의 10~15%에서 발생하고, 이 중 5% 정도가 태변흡입증후군으로 이행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대부분의 환자가 과숙아 또는 만삭아이기 때문에 쭈글쭈글한 피부, 긴 손톱을 가지고 있고 피부, 손톱 밑 또는 탯줄 등이 태변에 착색될 수 있습니다. 태변 배출과 흡인이 태아 가사에 의한 것이라면 출생 시에 아기가 축 늘어져 있을 수도 있습니다. 작은 기도가 막힌 경우에는 호흡이 빠르고 숨을 들이 쉴 때 가슴이 들어가거나 얼굴이 파래지는 청색증을 보이는 등의 호흡 곤란 증상이 출생 1시간 이내에 나타납니다. 기도가 일부분만 막힌 경우에는 공기가 잘 빠져나가지 못해 가슴이 팽창되어 보이고 기흉 등의 공기 유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대부분 72시간 이내에 좋아지지만 빠른 호흡은 몇 주간 계속될 수 있습니다. 호흡곤란이 심한 경우에는 인공호흡기나 폐동맥 고혈압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아기의 상태를 평가하기 위해 혈액가스검사, 일반 혈액검사, 흉부 촬영(X-ray) 검사 등을 시행합니다. X선 검사에서는 양쪽 폐가 뿌옇고, 팽창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폐동맥 고혈압이 의심되면 심장 초음파를 통해 진단합니다.

1. 분만 시 처치
예전에는 양수에 태변이 있는 아기가 축 늘어져 숨을 쉬지 않고 심박동 수가 분당 100회 미만인 경우 즉시 기도 내에 관을 넣어 태변을 제거했지만, 이런 조치의 효과가 입증되지 않아 2015년부터는 시행하지 않습니다. 다른 아기들과 마찬가지로 심박동 수, 호흡 양상, 산소 포화도 등에 따라 신생아 소생술을 하면 되나, 태변이 기도를 막았다고 의심될 때는 기도 삽관 후 태변을 제거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2. 분만 후 신생아 집중치료실에서의 치료
1) 혈압을 정상으로 유지해 혈액 순환을 돕고 산소를 적절히 공급합니다.
2) 태변흡입의 원인이 감염일 수 있으므로 예방적 항생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3) 호흡곤란이 심해 인공호흡기를 사용할 때는 기흉 등 합병증에 주의해야 합니다.
4) 인공 폐표면활성제는 고가의 약이지만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되므로 태변흡입증후군 환자에서는 국민건강보험 급여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5) 폐동맥고혈압이 심하면 폐동맥을 확장시키는 일산화질소 가스 치료나 폐와 폐혈관의 회복을 돕는 체외막산소공급(extracorporeal membrane oxygenation, ECMO) 치료를 하는 경우도 드물게 있습니다.
1. 폐 외 공기 누출
태변흡입증후군의 10~30%에서 종격동기종(pneumomediastinum) 또는 기흉이 발생하며, 대개 인공호흡기 치료가 필요합니다. 공기 유출 정도에 따라 관을 넣어 유출된 공기를 제거하기도 합니다.
2. 지속성 폐고혈압
충분한 산소를 공급해도 몸의 산소 농도가 낮다면 지속성 폐고혈압을 의심하고 심장 초음파 등을 통해 진단해야 합니다. 심한 정도와 치료 반응에 따라 일산화질소 가스 치료나 체외막산소공급(ECMO) 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태아가 태변이 착색된 양수를 마실 위험 요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 임신 기간 41주 이상의 과숙아
• 임신 기간에 비해 몸무게가 적은 부당경량아
• 태반의 기능 이상이나 탯줄이 눌려 태아의 상태가 좋지 않음
태변흡입증후군을 예방하려면 위험인자를 줄여야 합니다. 양수 내 태변이 있으면 즉시 태아 곤란으로 평가하고 처치하며, 태아의 심박동이 떨어지는 등 상태가 좋지 않다고 판단될 때는 빨리 분만을 시작해야 합니다.
1. 안효섭, 신희영 (편), 홍창의 소아과학 제12판 (pp. 321-322). 서울: 미래출판사.
2. Elsevier - OHCE. (2019). Neonatal-Perinatal Medicine (11th ed.). (pp. 1216).
3. Martin, R. J., Fanaroff, A. A., & Walsh, M. C. (2019). Fanaroff and Martin's Neonatal-Perinatal Medicine 11th ed. (pp. 1216). Elsevier - OH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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