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성 호흡기질환(직업성 폐암, 악성중피종)
현대에서 가장 흔한 직업성 암은 폐암과 악성중피종을 포함한 호흡기계 암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3년 석면방직공장에서 19년간 근무하다가 악성중피종으로 사망한 근로자가 최초의 직업성 암으로 인정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직업성 암은 일정한 양 이상의 직업적 발암요인에 노출되었을 때 발생하지만, 노출 수준이 낮은 경우에도 드물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발암요인에 노출된 후 암이 발생하기까지는 일정 시간(잠복기)이 필요하며, 폐암의 경우 잠복기는 일반적으로 10년 이상입니다.
폐암은 유전적인 원인과 다양한 환경적 발암물질 노출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합니다. 그중 직업적 노출에 의해 발생한 폐암을 직업성 폐암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직업적 노출만으로 폐암이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며, 유전적 소인이 있거나 흡연과 같이 다른 환경적 발암요인에 노출되더라도 직업적 노출의 상당히 작용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직업성 폐암으로 인정하기도 합니다.
직업성 폐암의 조직학적 분류는 일반적인 폐암과 동일하며, 암세포의 크기와 형태를 기준으로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으로 구분합니다.
(폐암 링크: https://cancer.go.kr/lay1/program/S1T211C215/cancer/view.do?cancer_seq=5237)
악성중피종은 주로 석면에 노출되어 흉막이나 복막 등에 생기는 매우 희귀한 암입니다. 2019년 연구에서는 전체 악성중피종으로 인한 사망의 90% 이상이 직업적 석면 노출 때문이라고 알려졌습니다. 폐암에 비해 적은 양의 석면에 노출되거나 단기간 노출되어도 발생할 수 있으며, 잠복기가 긴 특징이 있어 석면 노출 이후 30~40년 이후에 발생하기도 합니다. 흉막에서 발생한 악성중피종의 경우 호흡 곤란 및 기침, 갈비뼈 안쪽 통증, 체중 감소나 피로감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악성중피종은 진행 속도가 빠르고 대부분 병이 진전된 상태에서 발견되어 예후가 좋지 않습니다(5년 생존율 10% 정도). 병기와 연령, 조직학적 분류, 활동수행능력 등이 예후를 결정하는 주요한 요인입니다.

직업성 폐암을 일으키는 발암요인은 다양합니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의 연구에 따르면 인체에서 발암성이 확실한 폐암 발암물질로는 흡연, 비소 및 그 화합물, 석면, 라돈 붕괴물질, 니켈 화합물, 6가 크롬, 베릴륨과 그 화합물, 카드뮴과 그 화합물, 결정형 유리규산, 엑스선과 감사선, 디젤엔진 연소물질, 비스클로로메틸에테르, 용접흄 등이 있습니다. 폐암 발암성의 근거가 충분한 작업공정으로는 알루미늄 생산, 석탄 가스화, 코크스 생산, 콜타르 증류 공정, 다환방향족탄화수소 관련 공정, 고무제조공정, 강철 주조, 도장공정 등이 있습니다. 2010년에는 고온에서 튀김이나 볶음요리를 할 때 발생하는 조리흄이 폐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21년 급식조리사의 폐암이 처음으로 산재로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폐암 발생자 수는 전체 암 발생자 277,523명의 11.4%인 31,616명으로 3위를 차지했습니다. 암으로 인한 사망자 중 폐암은 남성에서 1위, 여성에서 3위를 차지하고, 2023년에 폐암으로 사망한 사람은 전체 암 사망자 중 21.9%인 18,646명으로 사망률은 전체 암 중에서 1위입니다. 직업적 노출에 의한 폐암은 미국의 경우 전체 폐암 중 약 6.3~13.0%로 추정되며, 2010년에 수행된 우리나라 연구에서는 전체 폐암의 7%로 알려졌습니다. 2016년 전 세계 질병부담 연구에서는 폐암의 직업적 기여위험분율이 17.6%에 이른다고 보고되었습니다. 직업의 기여도를 약 10%로 생각하면 2021년 기준 직업성 폐암 발생자는 약 3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폐암과 직업성 폐암은 조직검사로 구별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직업성 폐암으로 규정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요소가 필요합니다.
우선 원발성 폐암으로 명확히 진단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폐암을 유발할 수 있는 직업성 발암물질에 상당 기간 노출되어야 합니다. 또한 발암물질에 노출되고 폐암이 발생하기까지는 잠복기가 필요한데, 일반적으로 10년 이상의 잠복기가 존재합니다. 상당한 노출이 있었다고 판단되는 경우 잠복기는 짧아질 수 있습니다.
직업성 폐암의 치료는 일반적인 폐암의 치료법과 다르지 않습니다. 조직 유형과 병기에 따라 수술, 항암화학치료와 방사선치료 등을 고려합니다.
(폐암 치료 링크: https://www.cancer.go.kr/lay1/program/S1T211C223/cancer/view.do?cancer_seq=5237&menu_seq=5253)
악성중피종의 경우 일반적으로 완치가 불가능하며, 생존율을 높이고 통증 등의 증상을 조절하기 위해 흉막절제술이나 흉막외 폐절제술 등의 수술적 요법, 항함화학요법 및 방사선 요법을 고려합니다. .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암 발생의 40%는 사전에 예방이 가능합니다. 특히 직업성 암은 발암요인을 적극적으로 관리해 사전에 예방할 수 있습니다. 폐암 예방에 가장 중요한 것은 금연입니다. 폐암 환자의 85%는 흡연자이며,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 발생위험이 10배 이상 높습니다. 대표적인 폐암 위험요인인 석면은 흡연과 상승작용을 일으켜 폐암의 위험도를 50배 이상 높이므로, 직업적으로 폐암의 위험요인에 노출되는 사람은 반드시 금연해야 합니다.
사업장에서는 해당 물질을 발암성이 없거나 낮은 물질로 대체하거나, 국소배기장치를 설치하는 등 공학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근로자는 정기적인 건강진단을 받고, 근무 중에는 적절한 보호구를 착용하고 작업 후에도 작업복을 갈아입고 샤워를 하는 등 개인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더불어 식이요법과 운동 등의 생활습관관리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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