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이도염(악성 외이도염)
악성 외이도염은 주로 노령의 당뇨병 환자에게서 발생하는 것으로 외이도 주변으로 염증이 퍼져 주변 연부 조직과 두개저까지 점차 침범하는 무서운 병입니다. 대개 당뇨병 환자에게서 발생하지만, 에이즈나 백혈병, 항암치료자, 신장 이식 등으로 면역 억제 치료를 받는 사람 등에서 모두 발생할 수 있습니다. 드물게 아스페르길루스(aspergillus fumigatus)와 같은 곰팡이도 악성 외이도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는 되어 있지만, 대표적인 원인균은 녹농균(pseudomonas aeruginosa)입니다.
녹농균은 급성 외이도염의 대표적인 균이기도 합니다. 대개 급성 외이도염으로 가볍게 지나갈 수 있으나 당뇨병 환자나 면역 억제자의 경우에는 외이도 주변으로 감염이 퍼져나가 치명적인 염증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극심한 이통, 농성 이루, 이충만감, 전음성 난청이 나타납니다. 두통이나 악관절의 통증이 있을 수 있고 입을 벌리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염증이 두개저로 퍼져 뇌신경을 마비시켜 뇌신경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가장 흔한 뇌신경 마비증상은 안면신경 마비로 악성 외이도염 환자의 25%에서 안면마비가 발생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그 외에 염증이 더 확산되어 두 개 내로 퍼지면 뇌수막염이나 뇌농양 등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당뇨병이나 면역억제 상태에 있는 사람이 외이도염이 생겼을 경우, 특히 매우 심한 통증이 동반된다면 악성 외이도염을 꼭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이경 검사를 통하여 외이도 바닥의 골-연골 인접부위에 생긴 육아조직이 관찰된다면 이는 악성 외이도염을 시사하는 소견입니다.
악성 외이도염에서는 염증이 외이도를 넘어 주변부위로 퍼지기 때문에 주변 조직에 대한 평가를 위해 방사선 검사가 필요합니다. 그 중 CT는 외이도 주변의 골 변화를 관찰하는 데 중요한 검사로 주변의 악관절이나 유양돌기의 염증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MRI는 두개내로 퍼진 염증을 확인하는 데에 유용한 검사로 두개내 합병증이나 주변 연부조직의 염증 상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그러나 CT나 MRI는 악성 외이도염이 치료에 반응을 하여도 검사상의 변화는 지속되어 치료의 반응을 판단하는 데에는 부족한 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갈륨 스캔(gallium scan)과 같은 추가 검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갈륨 스캔은 MRI처럼 뛰어나 해부학적 영상을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염증의 정도를 잘 반영하여, 염증이 가라앉으면 스캔 상에서도 영상 신호가 사라집니다. 따라서 치료 경과를 관찰하고 치료 중단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 추가적인 검사로 암과 구별하기 위하여 조직학적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고, 다른 병을 배제하고 염증의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혈액 검사를 시행할 수도 있습니다.
치료는 이비인후과를 비롯하여 내과, 신경과, 영상의학과 의사가 협력하여 이루어져야 합니다. 우선 당뇨병이나 면역억제를 유발하는 기저 질환의 치료가 필요합니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에는 적극적인 혈당 조절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장기간의 항생제 치료가 필요합니다. 대개 적어도 6~8주 이상의 항생제 치료가 필요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정맥 항생제 투여를 위하여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으며,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하여 4주마다 갈륨 스캔을 촬영할 수도 있습니다. 수술적 치료는 조직 검사와 육아조직이나 괴사 조직을 제거하는 경우에만 국한적으로 사용하지만, 치료에 계속 반응이 없으면 광범위한 절제를 고려하기도 합니다.
악성 외이도염은 치사율이 보고자에 따라 15%가 넘는, 외이도염 중에서 가장 위험한 합병증입니다. 따라서 기저 질환을 가진 사람이 극심한 통증을 동반한 외이도염이 있으면 이비인후과를 방문하여 빠른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를 꼭 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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