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브리오 패혈증
비브리오 패혈증은 비브리오 불니피쿠스(Vibrio vulnificus) 세균 감염에 의하여 급성 패혈증이 발생하는 질병입니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전세계적으로 발생하며 국내에서는 간질환을 갖고 있거나 면역저하 상태에 있는 고위험군에서 매년 100명 미만의 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발생하는 환자 수가 많지는 않지만 일단 발생할 경우 사망률이 50% 이상인 매우 심각하고 위중한 질환이므로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대부분 40세 이상의 남자에서 발생하며, 여름철 서남 해안지역의 수온이 18~20℃ 이상이고, 염도가 25%정도일 때 주로 발생합니다.
1. 신고범위: 환자, 의사환자
2. 신고를 위한 진단기준
(1) 환자: 비브리오 패혈증에 부합되는 임상증상을 나타내면서 진단을 위한 검사기준에 따라 감염병병원체 감염이 확인된 사람
(2) 의사환자: 임상증상 및 역학적 연관성을 감안하여 비브리오 패혈증이 의심되나 진단을 위한 검사기준에 부합하는 검사결과가 없는 사람
3. 진단을 위한 검사기준: 검체(혈액, 대변, 소변, 직장도말, 구토물, 수포액, 조직)에서 비브리오 불니피쿠스 균 분리 동정
4. 신고시기: 3급 법정감염병으로 발생 또는 유행 시 24시간 이내 신고
5. 신고방법: 신고서를 작성하여 관할 보건소로 팩스 또는 웹 입력 방법으로 신고
1. 원인
비브리오(Vibrio) 균은 크게 콜레라와 비콜레라 균으로 나누어집니다. 이 중 비브리오 콜레라 균에 감염되면 심한 물설사와 탈수를 일으키는 콜레라가 발생하며, 2급 법정감염병입니다. 비브리오 파라헤모라이티쿠스(Vibrio parahaemolyticus) 균은 위장관 질환 즉 급성 세균성 장염과 식중독(설사, 구토)을 일으킵니다. 비브리오 불니피쿠스 균은 피부 연조직 감염과 급성 패혈증을 일으킵니다. 특히 비브리오 불니피쿠스 감염으로 인한 패혈증을 비브리오 패혈증이라고 하며, 3급 법정감염병으로 분류됩니다.
2. 감염경로
비콜레라 비브리오 균은 세계 각지의 연안 해수에 풍부히 존재하며, 이를 섭취한 조개류나 굴 등 연체동물의 조직에 농축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람은 주로 바닷물, 갯벌에 접촉하거나 날로 된 또는 덜 익힌 어패류를 섭취할 때 감염될 수 있습니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주로 여름철 해안지역에서 바닷물 온도가 18℃ 이상일 때 잘 발생합니다. 특히 만성 간질환자(만성 간염, 간경화, 간암), 알코올 중독자, 면역저하 환자 등에서 주로 발생합니다. 비브리오 불니피쿠스 균에 오염된 어패류를 날 것으로 먹거나, 상처가 있는 피부가 오염된 바닷물에 닿을 때 감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서남 해안지역에서 가장 흔하지만, 오염된어패류는 전국 어디에서나 유통될 수 있으므로 전국적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1. 역학
비브리오 불니피쿠스 균은 수온이 20℃ 이상의 염도가 낮은 바닷물에서 잘 자라며 17℃ 이하의 차가운 바닷물에서는 거의 자라지 못하기 때문에 주로 수온이 상승하는 6~11월 사이에 환자가 발생합니다.
<고위험군>
비브리오 패혈증은 면역이 약하거나 간 기능이 좋지 않은 사람에게서 특히 위험합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 고위험군에 해당합니다.
• 간질환자: 만성 간염, 간경화, 간암 등
• 만성질환자: 당뇨병, 만성 신부전
• 알코올 중독자
• 면역저하자
- 장기이식 후 면역억제제를 장기 복용 중인 경우
- 부신피질호르몬제나 항암제 치료 중인 경우
- 조혈장애(재생불량성 빈혈, 백혈병), 혈색소침착증(hemochromatosis)
2. 국내현황
2000년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된 이후, 매년 수십 명의 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10만명 당 발생률은 0.05~0.18명 정도로 높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확진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망하거나 치료받은 환자들을 포함한다면 실제 발생건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40세 이상 남성에 흔하며, 남녀 비율은 7:1 정도입니다. 사망자 대부분은 만성 간질환 등 기저질환을 가진 고위험군입니다.
※ 비브리오 패혈증 발생현황은 질병관리청 감염병포털의 '감염병통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3. 세계현황
일본, 대만, 이스라엘, 스페인, 터키 등에서 많은 발생이 보고되고 있고, 미국의 해안지방에서는 매년 10만명 당 0.5명의 발생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크게 상처감염(피부 연조직염)과 패혈증 두 형태로 나타납니다. 상처가 없이 패혈증만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약 16~24시간의 잠복기를 거친 뒤, 복통, 급성 발열, 오한, 혈압저하, 구토, 설사, 권태, 전신쇠약감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보통 발열이 시작된 지 약 36시간 후, 피부 병변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환자의 1/3가량은 입원 당시에 이미 저혈압이 관찰될 정도로 질병의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고 위중합니다.
대부분의 환자에서 증상 발생 24시간 이내에 피부 병변이 나타나며, 주로 다리 부위에서 시작합니다. 피부는 처음에 발진과 부종으로 시작해 수포(출혈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음)를 형성한 후 점차 범위가 확대되고, 피부와 피하조직의 세포가 죽어서 괴사하는 양상으로 진행합니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사망률이 50~90%로 매우 높으며, 대부분 패혈증이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악화되면서 사망하게 됩니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혈액, 대변, 수포에서 나온 체액, 또는 수술 중 얻은 조직으로 배양검사를 하여 균을 분리해 냄으로써 진단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혈액에서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이 검출되면 확진됩니다. 하지만 이 병은 패혈증과 혈압 저하, 장기 손상으로 매우 빠르게 악화되기 때문에,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라도 간 질환이 있거나 면역이 약한 사람이 날것의 해산물을 먹었거나 바닷물에 상처가 닿은 뒤 발열과 피부 병변이 생기면, 즉시 비브리오 패혈증으로 의심하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적극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비브리오 패혈증으로 인한 치사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특히 고위험군에서 5~11월 사이의 기간에) 감염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방 방법>
• 어패류는 충분히 익혀 먹습니다.
• 피부에 상처가 있는 사람 은 바닷물과 접촉하지 않도록 하며, 바닷물과 접촉한 경우 깨끗한 물과 비누로 노출 부위를 씻어 냅니다.
• 여름철 어패류는 5℃ 이하의 저온 상태로 저장합니다.
• 어패류는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은 후 85℃ 이상으로 가열 처리하고, 다시 흐르는 수돗물에 깨끗이 씻은 후 섭취합니다.
• 조개류를 끓여 요리할 때는 껍질이 열린 후 5분 이상 끓이고, 증기로 익히는 경우에는 9분이상 더 요리합니다.
• 어패류를 요리한 도마, 칼 등의 조리도구는 소독하여 사용합니다.
• 어패류를 다룰 때 장갑을 착용합니다.
비브리오 패혈증이 의심되면 즉시 신속하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료에는 항생제 투여, 수술을 통한 괴사 조직 제거, 그리고 수액·혈압 유지 등 일반적인 보존적 치료가 포함됩니다. 하지만, 빠르고 적극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사망률은 50% 이상으로 매우 높으며 저혈압이 발생하면 90% 이상으로 증가됩니다.
비브리오 패혈증에는 즉시 적절한 항생제 치료가 필요합니다. 경험적으로 3세대 세팔로스포린, 플루오로퀴놀론, 테트라사이클린계 항생제 등을 사용합니다.
감염된 부위를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료 방법에는 다음과 같은 수술적 처치가 포함됩니다.
• 병변절제(debridement): 괴사가 생기거나, 괴사로 진행될 위험이 있는 부위를 적극적으로 제거합니다.
• 근막절개술(fasciotomy): 상처 부위가 부어오르면서 조직 안의 압력이 높아질 때 시행합니다. 이 수술은 압력을 낮춰 추가적인 괴사가 진행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합니다.
• 사지 절단(amputation): 괴사 부위가 광범위하고 손상이 심한 경우 시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패혈증으로 인한 심한 혈압 저하나 다발성 장기 부전이 있는 환자에서는 수술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합병증으로 조절되지 않는 패혈증 쇼크와 다발성 장기 부전(급성폐손상으로 인한 급성호흡곤란증후군, 급성신부전, 간손상 등)이 발생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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