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
화상은 불이나 뜨거운 물 등에 피부가 노출되어 생기는 피부손상으로, 원인 및 노출 시간, 노출 면적에 따라 국소적인 화상부터 전신을 침범한 화상까지 다양한 임상 양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화상은 불, 뜨거운 물이나 액체, 화학 물질, 전기 등에 의해 피부 및 연부 조직(물렁 조직)이 손상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화상의 침범 깊이에 따라 1도부터 4도 화상으로 나뉩니다. 피부의 얕은 층인 표피층만 손상된 경우를 1도 화상, 표피층과 함께 피부의 깊은 층인 진피층까지 손상된 경우를 2도 화상이라 합니다. 2도 화상은 다시 진피층의 일부만 손상된 얕은 형(표재성)과 진피층의 대부분이 손상된 깊은 형(심재성)으로 나뉩니다. 표피, 진피의 피부 전층과 피하 지방층까지 손상된 경우를 3도 화상, 피부, 피하지방층 뿐 아니라 근육, 뼈 등 더 깊은 조직까지 손상된 경우를 4도 화상으로 구분합니다.

화상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생길 수 있으며, 화염 화상, 열탕 화상, 화학 화상, 전기 화상 등이 흔합니다. 뜨거운 공기나 연기를 마신 경우에는 흡입 화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1도 화상의 경우 흉터 없이 좋아지고, 얕은 2도 화상도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약 2주 이내로 좋아지며 흉터의 위험이 낮습니다. 깊은 2도 화상은 3주 이상의 비교적 긴 회복기간이 필요하며 흉터와 색소 침착을 흔히 남깁니다. 3도 이상의 화상은 장기간 치료가 필요하며 침범 부위가 넓을수록 필요한 치료 기간이 길어집니다. 괴사된 조직에서 이차 감염이 쉽게 생길 수 있으며, 피부 위축이나 비후성 흉터 등의 반흔이 남습니다. 관절 부위에 화상을 입으면 화상으로 인해 관절 주위 조직이 굳어 움직이는 데 제약이 생깁니다.
밀폐된 장소에서의 화재와 같은 경우에는 고온, 유독 가스 등에 의해 기도, 폐 등 호흡기가 손상되는 흡입 화상이 동반될 수 있으며, 흡입 화상은 폐기능 부전 및 호흡기 감염 등으로 이어져 환자의 예후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흡입 손상에 의한 호흡곤란 증상은 초기에는 나타나지 않다가 손상 후 수 일이 지나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불에 그을리거나 탄 코털, 얼굴과 코, 입안과 입주변의 화상, 쉰 목소리, 금속음기침(brassy cough), 쌕쌕거림(wheezing), 검은 탄소가루가 섞인 가래 등의 증상이 있다면 흡입 화상을 미리 의심하고 정확한 검사와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성인은 43도 이상의 온도에 피부가 노출되면 통증을 느끼며, 44도 이상 올라가면 표피에 화상으로 인한 손상이 발생합니다. 70도 이하에서는 온도가 높아짐에 따른 피부 화상의 정도가 크게 증가하지 않으나, 70도가 넘어가면 화상을 입는 범위가 급격하게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화상을 입게 되면, 피부 조직의 생리학적 기능을 상실하고 피부 안에서 염증이 발생하게 됩니다. 피부는 외부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는 기능을 수행합니다. 화상으로 인해 이러한 기능을 상실하면 감염이 일어나거나 체온 조절이 되지 않습니다. 피부 안에 염증이 생기면 혈관 확장이 일어나고 혈관의 투과성이 증가하여 체액이 손실됩니다.
질병관리청에서 발표한 제13차 국가손상종합통계에 따르면 2021년에 화상으로 응급실을 내원한 환자1)는 29,277명이었으며, 253명이 화상손상으로 인해 사망2)하였습니다.
1) 응급실 내원 손상: 국가응급진료정보망(NEDIS)
2) 손상 사망: 사망원인통계
1. 1도 화상의 경우 피부의 가장 바깥인 표피층에만 화상이 발생한 경우로, 피부가 붉게 변하고 부종이 생기며 통증이 동반되나 물집은 생기지 않습니다.
2. 얕은 2도 화상은 표피 안쪽의 상부 진피층까지 손상을 주어 물집이 생깁니다. 깊은 2도 화상은 하부 진피층까지 손상을 일으키며, 피부가 창백해지고 감각이 없어지기도 합니다.
3. 3도 화상에서는 표피, 진피의 피부 전층 손상과 함께 피하지방층까지 손상이 발생하며, 4도 화상은 피부, 피하지방층뿐만 아니라 근육, 뼈 등 더 깊은 조직까지 손상이 발생한 경우를 말합니다. 심한 신경 손상으로 인해 통증은 오히려 적습니다. 이차 세균 감염이 흔하고 괴사된 조직인 가피(괴사 딱지)를 형성하므로 수술 치료가 필요하며, 피부 이식이 추가로 필요합니다.
화상 원인에 대한 노출력 및 임상적 소견으로 진단 내릴 수 있습니다. 육안 검사를 통해 화상의 침범 면적을 계산할 수 있으며, 이 때 9의 법칙(rule of nine)에 따라 머리/얼굴/목은 9%, 몸통은 앞뒤 각각 18%, 팔은 좌우 각각 9%, 다리는 좌우 각각 18%, 생식기 부위는 1%로 피부면적을 부여하고 각 부위에서 침범 면적을 계산합니다.
화상의 침범 면적이 넓은 경우 신체의 전반적인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혈액 검사 등을 시행하여야 하며, 흡입 화상이 동반된 경우에는 흉부 X 선 검사가 추가로 필요합니다.
전기에 의한 화상에서는 부정맥 등이 동반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검사가 추가로 필요합니다.

화상에 대한 응급 처치는 화상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환자를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것이 우선입니다. 이후 환부를 흐르는 찬물로 20분 이상 식힙니다. 물집은 터뜨리지 않습니다. 시계, 반지, 목걸이 등 장신구는 피부가 부어오르기 전에 최대한 빨리 제거합니다.
화학 약품에 의한 화상의 경우 약품이 묻은 의류와 신발 등을 즉시 제거하고, 화학 약품이 제거될 때까지 흐르는 찬물로 계속 씻어냅니다. 만약 약품이 눈에 들어간 경우 손가락으로 눈꺼풀을 충분히 벌리고, 너무 세지 않은 흐르는 물로 눈을 씻어 화학약품을 씻어냅니다. 이 때 씻어낸 물이 화학약품이 닿지 않은 눈에 흘러가지 않도록 유의합니다.
흡입 화상이 의심되는 경우 환자의 의복을 느슨하게 열어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도록 하며, 호흡 또는 심장 정지가 발생한 경우 심폐소생술을 시작합니다.
전기로 인한 화상의 경우 함부로 환자를 직접 떼어내지 말고 일단 전기 스위치를 내려 전기 공급을 차단해야 합니다. 전기 화상은 겉으로 보이는 상처보다 심한 내부 장기 손상을 흔히 동반하므로 빠르게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화상의 침범 깊이와 면적을 파악하는 것이 화상 초기의 적절한 치료를 결정하는 데 중요합니다.
1도 화상의 경우 피부 보습제 등을 바르는 것으로 손상된 피부를 보호할 수 있으나, 2도 이상의 화상 병변에는 멸균 드레싱을 시행해야 합니다. 2도 이상의 화상이 발생한 경우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므로 가까운 병의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물집이 잡힌 병변을 터트리면 이차 세균 감염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터트리지 말아야 하며, 이미 터진 경우에는 항생제 연고를 바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 소염 진통제를 복용해야 하며 심한 경우 마약성 진통제를 복용할 수 있습니다. 화상으로 피부가 손상된 부위에는 피부 이식이 필요하며 최근에는 피부대체물 등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화상을 입은 범위를 계산하여 체표 면적의 20% 이상을 침범한 2도 화상, 10% 이상을 침범한 3도 이상의 화상 및 흡입 화상의 경우 입원 치료가 필요합니다. 이 경우 피부에 대한 처치뿐만 아니라 체액 손실 및 전신 염증 반응, 감염 등에 대한 전신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피부 침범 면적이 넓은 2도 이상의 화상에서는 체액 손실로 인해 저혈압, 간기능 이상, 콩팥 기능 이상, 쇼크 등의 합병증이 동반할 수 있으며, 이차 감염으로 인한 패혈증 등으로 진행하여 심한 경우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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